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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롯데그룹의 재무건전성 회복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중복상장 규제 강화로 미래사업의 자금조달 환경까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의 경영 성과를 가를 바이오 사업은 실적을 만들어낼 때까지 당분간 지속적 투자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과거처럼 자회사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에 기대기 어려워지면서, 롯데그룹의 지원 전략도 새로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분석된다.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산 넘어 산' : 송도 신공장 돌릴 '수주' 부담에 '바늘구멍 중복상장' 현실화로 중장기 재원 조달 시험대
금융당국이 '중복상장 원칙금지'를 제도화하면서 바이오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신유열 롯데 지주 미래성장실장의 자본 배분 전략도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 중복상장 규제, IPO 전략도 달라진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앞으로 롯데그룹의 신사업 투자와 자금 조달 전략에는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중복상장 원칙금지'를 담은 거래소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일반주주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핵심 사업을 자회사로 분리한 뒤 기업공개(IPO)를 통해 대규모 투자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 활용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를 전제로 이사회의 주주영향 평가와 주주보호 방안 마련 등 강화된 심사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미래사업을 승계 전략의 핵심 축으로 육성하고 있는 기업들은 자회사 상장에 의존하기보다 그룹 차원의 출자와 전략적 투자 유치, 차입 등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하는 환경에 놓이게 됐다. 

롯데그룹도 재무건전성과 주주가치, 미래사업 투자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만큼 자본 배분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IPO보다 어려워진 '성과 증명'

이러한 변화는 신 부사장의 핵심 사업인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육성하고 있는 롯데그룹에도 적지 않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설립 당시 중장기 IPO 계획을 제시했다. 현재까지 구체적 상장 일정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측은 수주가 본격화되고 사업이 안정궤도에 올라야 IPO의 적정 시기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도 송도 바이오캠퍼스의 본격 가동과 위탁생산(CDMO) 수주 확대가 이뤄지는 시점을 상장 적기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중복상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단순히 상장 자체만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는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IPO 이전에 안정적 사업 성과와 수익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롯데그룹이 바이오 투자를 멈출 수 없는 이유

롯데그룹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바이오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직접 낙점한 사업인 데다, 신 부사장이 경영자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대표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신 부사장이 후계자로서 상징적 행보를 이어가는 단계를 넘어, 미래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점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신동빈 회장도 신 부사장이 이끄는 바이오 사업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최근 신 회장이 송도 바이오캠퍼스를 직접 찾아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한 데 이어, 지난 6일 롯데지주는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 건설을 위해 2553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총 4조6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중장기 계획의 연장선으로, 신 부사장이 주도하는 미래사업에 그룹 차원의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 결국 주주가치가 답이다

자산·매출·순이익 비중이 모두 모회사 대비 10% 미만인 자회사는 원칙적으로 주주 동의 의무가 면제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중요 자회사'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현재 실적 비중은 크지 않지만 그룹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수조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예외 조항에도 불구하고 예상 기업가치 등을 고려해 '중요 자회사'로 판단될 경우에는 예외 없이 일반주주 보호 절차가 적용된다.

시장에서는 이 때문에 IPO를 포기하거나 시기가 늦춰질 경우 그룹의 추가 자금 지원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거론한다. 롯데그룹은 계열사 실적 부진 장기화로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지금까지 수차례 출자와 유상증자를 통해 바이오 사업을 지원해 왔다. 앞으로도 같은 방식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경우 투자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가 또 다른 과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도 이전보다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일반주주 보호를 자본시장 개혁의 핵심 기조로 내세우면서, 승계와 맞물린 미래사업 투자나 계열사 지원에 대해서도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는지'를 중심으로 시장의 검증이 한층 엄격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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