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중복상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단순히 상장 자체만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는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IPO 이전에 안정적 사업 성과와 수익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롯데그룹이 바이오 투자를 멈출 수 없는 이유
롯데그룹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바이오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직접 낙점한 사업인 데다, 신 부사장이 경영자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대표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신 부사장이 후계자로서 상징적 행보를 이어가는 단계를 넘어, 미래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점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신동빈 회장도 신 부사장이 이끄는 바이오 사업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최근 신 회장이 송도 바이오캠퍼스를 직접 찾아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한 데 이어, 지난 6일 롯데지주는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 건설을 위해 2553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총 4조6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중장기 계획의 연장선으로, 신 부사장이 주도하는 미래사업에 그룹 차원의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 결국 주주가치가 답이다
자산·매출·순이익 비중이 모두 모회사 대비 10% 미만인 자회사는 원칙적으로 주주 동의 의무가 면제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중요 자회사'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현재 실적 비중은 크지 않지만 그룹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수조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예외 조항에도 불구하고 예상 기업가치 등을 고려해 '중요 자회사'로 판단될 경우에는 예외 없이 일반주주 보호 절차가 적용된다.
시장에서는 이 때문에 IPO를 포기하거나 시기가 늦춰질 경우 그룹의 추가 자금 지원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거론한다. 롯데그룹은 계열사 실적 부진 장기화로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지금까지 수차례 출자와 유상증자를 통해 바이오 사업을 지원해 왔다. 앞으로도 같은 방식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경우 투자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가 또 다른 과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도 이전보다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일반주주 보호를 자본시장 개혁의 핵심 기조로 내세우면서, 승계와 맞물린 미래사업 투자나 계열사 지원에 대해서도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는지'를 중심으로 시장의 검증이 한층 엄격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