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골목으로만 알려졌던 신당동이 성수동·을지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서울 대표 '핫플'로 떠오르고 있다.
오래된 골목과 제조업, 청년 창작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정취가 MZ세대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끌어들이며 '힙당동'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다.
신당동 싸전거리의 모습. ⓒ연합뉴스
7일 서울역사박물관이 발간한 '2025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보고서가 '힙당동'의 경쟁력을 분석하고 있다. '힙당동'에 대한 관심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 오랜 역사와 산업, 문화가 켜켜이 쌓여 형성한 결과물이란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신당동의 정체성을 무속 신앙과 치유의 공간인 '신(神)', 근대 도시계획으로 완성된 '신(新)', 청년 창작문화가 더해진 '힙(Hip)'이라는 세 개의 층위로 설명했다.
신당동은 조선시대 무당촌에서 출발해 문화촌 조성과 토지구획정리사업을 거치며 현재의 도시 골격을 갖췄다. 그 뒤 철공소와 봉제산업, 떡볶이거리, 디자인 스튜디오가 한 공간에 공존하면서 다른 상권에서는 보기 어려운 복합적인 도시 풍경을 형성했다.
과거의 흔적을 지우기보다 그 위에 새로운 콘텐츠를 더하며 독자적인 로컬 상권으로 진화한 점도 특징이다. 철공소와 봉제공장 옆으로 감각적인 카페와 바, 디자인 스튜디오가 들어섰고, 오래된 골목은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재해석됐다.
이러한 신당동의 정체성은 MZ세대에 이어 외국인 관광객까지 끌어들이는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도 명동과 면세점 중심의 고액 쇼핑에서 벗어나 카페와 동네 식당, 편의점 등 한국의 일상을 경험할 수 있는 골목상권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와우패스의 '2025 외국인 관광 소비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상위 100개 대형 가맹점의 결제 비중은 34%에서 27%로 낮아졌고, 서울 안에서도 명동 중심의 소비가 성수 등 로컬 상권으로 분산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는 유명 브랜드보다 지역 고유의 콘텐츠와 분위기를 경험하려는 '생활형 관광' 수요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신당동 떡볶이거리에는 일본·중국 관광객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서양권 관광객의 방문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신당동 상권 관계자들은 동대문과 가까운 입지와 편리한 교통망, 독창적인 공간 콘텐츠가 외국인의 발길을 끌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십이지신을 콘셉트로 한 바 '주신당'은 평일 방문객의 약 40%가 외국인일 정도다.
신당동 상권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당동의 월평균 매출은 461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1억 원(5.7%) 증가했다. 유동인구는 하루 평균 6만 명 수준으로 명동과 비슷한 규모를 기록하며 중구 핵심 상권으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