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협력단(KOICA)가 팔레스타인에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서명식과 '한국 거리' 명명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사업은 베들레헴에서 조성된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로, 한국에 관한 호감이 베들레헴 사회에서 계속 이어져온 결과라는 설명도 있었다.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2026년 6월5일 베들레헴 근처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서안지구 실로암 연못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베들레헴 시청은 8일 KOICA와 함께 스타트업 허브 조성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서명식을 진행한다고 한국 외교부 주팔레스타인대표사무소가 7일 전했다. 사업부지 맞은편 도로를 '한국 거리'(Korea Street)로 명명하는 행사도 함께 연다.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로 지난 2005년 한국 정부가 주팔레스타인대표사무소를 개설한 지 21년 만에 한국 거리가 생기는 것이다.
프랑스, 노르웨이, 영국,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일본 등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ODA 사업을 진행해왔으나 국가 이름을 딴 거리가 조성되는 것은 전례가 없다.
대표사무소는 베들레헴 사회가 처음으로 받았던 단체 관광객이 한국인들이었던 것을 계기로 한국에 관한 호감이 꾸준히 이어져왔다고 설명했다.
2023년 10월에 발발한 가자 전쟁으로 관광사업에 70%를 의존하는 베들레헴 경제가 크게 흔들렸다. 전쟁 발발로 해외 순례객과 관광객이 급감해 호텔, 기념품 가게, 식당, 여행사 등 지역 상권이 타격을 받아 폐업했고 실업률은 31%에 달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사이 오슬로 협정으로 베들레헴은 명목상 팔레스타인이 통제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상태로, 서안 지구에 설치된 장벽 때문에 팔레스타인인들이 도시 안쪽으로 이동하기엔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에 이번 사업은 현지 청년들의 창업과 기업 육성을 지원해서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기획됐다.
창업 허브 조성 사업에는 올해부터 2032년까지 6년간 총 1100만 달러(약 169억 원)이 투입된다. 대표사무소에서는 2015~2019년 사이 700만 달러(약 106억 원)을 지원해 창·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 적 있는데 이번 사업은 이보다 더 규모를 확대해 베들레헴에서 조성된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주팔레스타인대표사무소에서는 이전부터 현지에서 여러 사업을 진행해왔다. 베들레헴대학교와 대표사무소는 세종학당을 열어 올해 가을 학기부터 정식 한국어 수업이 시작된다.
지난 6월5일에는 한류 동호회 및 K-푸드 워크숍을 개최해 한국 문화를 현지에 알리기도 하고, 고영걸 4월29일 주팔레스타인대표사무소 소장은 팔레스타인 태권도 국가대표 훈련장을 방문해 바샤 살레 팔레스타인 태권도협회장 및 선수들과 면담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KOICA는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해 2021년부터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공공 재활치료센터 건립 및 역량강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2025년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와 쿼바티야에 재활치료센터를 개소해서 통합적인 통합적인 재활치료 서비스를 현지인들에게 제공했다.
한국 정부는 공적개발원조의 한 형태인 대외무상협력사업으로 예산 700만달러를 투입해 2020년 팔레스타인 공무원교육원을 완공했다. 지난 2021년 팔레스타인에서는 특별법을 통해 이 교육원을 총리실 직속의 공무원 전문 교육기관인 정부 조직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한국과 팔레스타인은 공식 수교를 맺지 않은 미수교 상태고, 한국 정부는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를 온전히 승인하지는 않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대사관 대신 주팔레스타인대표사무소를 설치해 한국과 팔레스타인간의 관계 증진을 위한 제반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또유엔 결의를 통해 확인된 팔레스타인의 합법적 권리를 존중하며, 2024년 5월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촉구하는 유엔 총회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