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일회성 비용 반영 등으로 시장의 당초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추정되지만 핵심 주력인 반도체 사업의 가치는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애플이 중국 기업의 메모리 도입을 검토하며 잠재적 경쟁자들의 도약이 점쳐지고 메타의 신규 클라우드 진출 시도에서 파생된 ‘인공지능(AI) 버블’ 우려가 다시 확산하는 만큼 삼성전자의 면밀한 대응이 요구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제품 사진. ⓒ삼성전자
7월3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7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가 당초 기대치보다 저조한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지만 여전히 경쟁력에는 이상이 없다는 관측이 많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80조 원 초반대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기록을 썼던 1분기 57조2328억 원보다 45%가량 증가하지만 최근까지 최대 100조 원까지도 점쳐졌던 것과 비교하면 적지 않게 축소된 수치다.
다만 영업이익 추정치가 감소한 주요 요인은 성과급 충당금이 2분기 한 번에 반영될 가능성이 큰 점, 모바일경험(MX) 등 완제품 사업부의 수익성이 줄어든 점 등이 지목된다. 2026년 연간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도체 사업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셈이다.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AI 투자가 지속해서 이뤄질 수 있는 근거로 여겨지고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최소 2027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도 아직은 지배적이다.
실제 메모리 가격 상승 폭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2026년 우수한 실적을 낼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2026년 연간 메모리 가격은 2025년보다 D램이 300%, 낸드플래시가 250% 이상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견조한 반도체 수요 속에서도 ‘외풍’으로 작용할 수 있는 시장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으로 애플이 중국산 메모리 칩 구매에 나섰다는 점이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7월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애플이 중국 내 판매용 제품에 사용할 메모리를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YMTC)로부터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3대 기업에서 메모리를 공급받고 있는데 D램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절감을 위해 공급망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애플 공급망에 중국의 대표 기업 두 곳이 진입해 메모리 가격이 하방 압력을 받는 것 이외에도 특히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메모리 확보를 위한 상황이 급하더라도 애플의 공급망 정책이 까다로운 만큼 애플과 협업 자체가 중국 메모리 기업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의 품질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라도 중국 기업들은 수율 개선, 저전력 메모리반도체(LPDDR) 공정 고도화, 품질관리, 공급망 안전성 등을 통해 전반적 제조 경쟁력을 향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류호승 KB증권 연구원은 “애플 공급망 편입이 중국 메모리 기업에게는 단순한 고객사 확보를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애플 공급은 단기 매출보다 제조 역량 향상 효과가 더 크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변수는 시장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온 'AI 버블(거품)' 우려가 글로벌 빅테크인 메타의 최근 행보를 기점으로 수면 위에 크게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메타는 자체 데이터센터의 남는 AI 연산 자원을 판매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과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게 된 것이다.
메타의 내부 AI 인프라 가동률은 65%가량으로 알려졌는데 나머지 35%를 외부에 팔아 수익을 창출하고 현금흐름을 개선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그런데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이 잉여 컴퓨팅 자원이 있다고 해석되면서 AI 인프라를 향한 과잉투자, 이른바 AI 버블 현상의 신호로 풀이하는 시각이 나온다.
AI 버블 우려로 글로벌 빅테크들이 인프라 투자를 축소하면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을 견인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갈 수 있다.
또 삼성전자는 세계 메모리 생산능력 1위를 바탕으로 ‘AI 붐’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 만큼 글로벌 빅테크들의 투자 속도가 늦춰진다면 향후 삼성전자를 향한 시장의 눈높이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메타의 발표 직후 7월2일 삼성전자 주가가 9.06% 급락한 이유이기도 하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3일 주간 보고서에서 “메타 이슈는 AI 투자(CAPEX) 기대를 점검하게 만든 변수로 작용했다”며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추진이 보도됐는데 시장은 이를 AI 인프라 투자 과잉신호로 해석한 것이다”고 분석했다.
다만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이 메모리 수요 둔화를 보여주는 구체적 현상까지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AI 버블 우려로 확대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시선도 나온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7월3일 주식시황 주간 보고서에서 “반도체 대형주 중심 낙폭이 확대됐는데 이는 AI 인프라 공급과잉 우려로 투자가 축소하고 결과적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HBM·서버 D램의 수요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깔려 있다”며 “다만 실제 투자 전망치 하향, HBM 장기공급계약 축소, D램 가격 상승 둔화 등 실제 메모리 수요 둔화를 판단하기 위한 요소들의 확인은 불가능하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