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중계 방송도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걸까.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한 JTBC를 둘러싸고 월드컵 중계 차질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시청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중계권료 미납으로 월드컵 중계가 중단될 수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오자 JTBC는 "잘못된 정보"라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열리는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손흥민 선수가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JTBC는 24일 입장문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결승전까지 차질 없이 중계할 예정"이라며 "대한민국 대표팀 경기뿐 아니라 토너먼트 마지막 순간까지 월드컵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일본 TBS 계열 매체 JNN이 23일 보도를 통해 JTBC의 FIFA 중계권료 지급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JNN은 "JTBC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지급해야 할 방송 중계권료 일부를 아직 납부하지 않은 상태이며, 대금 지급이 기한 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국 내 월드컵 중계가 오는 29일부터 시작되는 토너먼트 단계에서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JTBC 담당자가 스위스 FIFA 본사로 가서 중계가 가능하도록 협상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JTBC는 FIFA 월드컵 중계권을 약 1919억 원에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천문학적인 중계권료 부담을 덜기 위해 지상파 3사(MBC·KBS·SBS)에 재판매를 추진했지만,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KBS만 재판매에 응했다.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빌딩에서 열린 JTBC 등 중앙그룹 일부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회생 절차 개시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사과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경영난이 불거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JTBC가 지난 12일 만기가 돌아온 206억 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데 이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후 회생절차 개시 보류 결정 신청서를 제출하고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적용 의사를 밝히며 채권단과의 협상에 나선 상태다.
예능 제작 현장에서도 잡음이 일었다. 온라인 매체 마이데일리는 지난 23일 JTBC 인기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와 이날 첫 방송된 신규 예능 '연애전쟁'을 제외한 나머지 예능 프로그램이 촬영 중단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이혼숙려캠프', '아는 형님', '톡파원 25시' 등이 거론됐지만 JTBC는 "촬영 중단은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JTBC가 월드컵 중계와 예능 제작의 정상 운영을 거듭 강조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불안을 달래기 위한 차원을 넘어선다. 회생절차 심사라는 중대한 분기점에서 회사가 앞으로도 정상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채권단과 시장에 입증해야 하는 만큼, 방송은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메시지 자체가 신뢰 회복을 위한 방어선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주목하는 지점은 편성표가 아니다. 방송이 예정대로 전파를 타더라도 회생절차 과정에서 외주 제작사와 협력업체에 대한 정산이 제때 이뤄질 수 있는지, 제작 현장의 자금 흐름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결국 JTBC 콘텐츠 생태계의 경쟁력은 카메라가 돌아가느냐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제작사와 출연진의 신뢰를 지켜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