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이 인간 월드컵에 출전해도 되는 걸까. 리오넬 메시(38)가 또 한 번 월드컵 무대에서 신화를 쓰고 있다.
2026년 6월22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J조 아르헨티나와 오스트리아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팀의 두 번째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메시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또 한 번 자신의 전설에 새로운 장을 써내려가고 있다.
아르헨티나 주장 메시는 23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J조 2차전 오스트리아전에서 전반 38분 선제골,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을 터뜨리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앞서 메시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한 바 있다.
이날 두 골은 득점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메시는 월드컵 통산 18호 골을 기록하며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16호 골)를 넘어 남자 월드컵 역사상 최다 득점자로 올라섰다.
기록 행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메시는 이번 대회까지 월드컵 6회 출전이라는 이정표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월드컵 최다 출전 경기(28경기), 최다 출전 시간(2480분 이상), 최다 승리(18승) 기록도 세웠다.
특히 놀라운 건 38살이라는 메시의 나이다. 대부분의 선수라면 이미 은퇴를 이야기하거나 벤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조정할 시점이다. 메시는 여전히 팀의 기둥이다. 이제 그의 이름 앞에는 2030년 월드컵까지도 자연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메시는 23일 경기 승리 직후 인터뷰에서 "제 나이가 몇 살인지 의식하면서 살지는 않는다"며 "몸 상태를 잘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경기에 나설 때마다 100%를 쏟아붓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기네스북도 메시의 질주를 주목하고 있다. 기네스북은 23일(한국시각) 공식 SNS를 통해 '오늘 메시가 깬 모든 기록'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고 월드컵 최다 골, 최다 경기 출전, 최다 승리, 최다 출전 시간 등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역사를 목격하고 있다"라는 문구를 남겼다.
포르투갈 대표팀 등번호 7번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2026년 6월17일(현지시각)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월드컵 조별리그 K조 콩고민주공화국 경기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흥미로운 것은 메시의 오랜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의 상황이다. 메시와 함께 월드컵 6회 출전이라는 기록을 세운 호날두는 이번 대회에서 아직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지난 18일(한국시각) 미국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콩고민주공화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호날두는 90분 동안 슈팅 3개를 시도했지만 유효슈팅은 단 하나도 없었다. 현지에서는 호날두의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때 세계 축구를 양분했던 두 전설은 같은 월드컵 무대에 서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지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마라도나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었다면, 메시는 우리를 완성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르헨티나에서 메시는 국가대표 주장인 동시에 국민적 자부심의 상징이다.
메시는 한때 마라도나의 그림자 속에서 평가받았지만,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우승 이후 국민 영웅이 됐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이어지는 메시의 기록 행진에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더욱 열광하는 이유다.
38세의 메시는 여전히 골을 넣고, 경기를 지배하며,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한때 사람들은 그가 언제쯤 은퇴를 선택하게 될지를 궁금해했다. 그러나 북중미 월드컵이 막을 올린 지금, 질문의 방향은 달라졌다. 이제는 단 하나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또 어떤 역사를 새로 쓸 것인가. 남은 것은 오직 자신이 세워온 기록과의 싸움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