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관악산 열풍’이 확산하며 등산 문화가 다시 대중적 여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자연을 찾는 젊은 세대가 늘고 산행 문화 자체가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한편으로는 산 정상 일대에 라면 국물과 쓰레기가 방치된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며 자연 훼손과 공공 에티켓 문제가 새로운 사회적 논란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인증형 산행 문화’의 부작용이 지적되던 가운데 편의점 CU는 단순 비판에 머무르기보다 실제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현실적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보다 건강한 산행 문화를 확산시키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매직밤'이라는 등산 쓰레기 문제 해결의 구체적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BGF리테일
21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CU는 산림청과 함께 라면 국물 처리용 응고제 ‘매직밤’을 주요 산림 인근 점포에서 무료 배포한다. 매직밤은 남은 국물에 넣으면 액체를 젤 형태로 응고시켜 일반쓰레기로 간편하게 폐기할 수 있도록 돕는 휴대용 국물 응고제다. 라면 국물은 물론 음료와 각종 액체성 음식물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의 핵심은 액체 상태의 음식물을 휴대와 폐기가 가능한 형태로 바꿔준다는 점이다. 응고된 내용물은 종량제봉투를 통해 일반쓰레기로 배출할 수 있어 등산객들이 국물류를 산이나 계곡에 그대로 버리지 않고 직접 되가져가도록 유도할 수 있다. 특히 산행지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제한이지만 일반쓰레기 수거함은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다는 점에서, 액체성 음식물을 일반 폐기 가능한 형태로 바꿔 쓰레기 처리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이번 캠페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 친환경 마케팅보다 ‘실제 불편과 문제를 바로 해결하는 방식’에 가깝기 때문이다. 최근 관악산 오염 논란처럼 SNS를 통해 생활형 사회 문제가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CU는 이를 단순 바이럴 이슈로 소비하기보다 해결 가능한 아이디어로 즉각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자”는 메시지를 던지는 데서 그치지 않고, 등산객들이 실제 현장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행동 방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기존 ESG 캠페인과 차별화된다.
특히 산 쓰레기 문제는 등산객들이 산행 중 소비하는 컵라면과 음료 상당수를 인근 편의점에서 구매한다는 점에서 편의점 업계와 완전히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 산행지 주변 편의점은 등산객들의 주요 소비 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산행객 증가와 함께 쓰레기 처리 문제 역시 함께 관리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CU가 이러한 흐름을 선제적으로 인식하고 상품 판매를 넘어 사후 처리까지 관리 책임 영역으로 확장하며 발 빠르게 대응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최근 ESG 흐름이 선언적 메시지보다 생활 속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사례는 상징성이 있다. 과거 ESG가 친환경 패키지나 탄소 저감 같은 거시적 담론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SNS에서 제기되는 생활 밀착형 문제를 빠르게 반영하고 실질적 해결 방식을 제시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캠페인 역시 추상적 메시지보다 실제 현장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행동 방식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실용형 ESG’의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CU는 관악산·북한산·도봉산·금정산·미륵산·팔공산·설악산·월악산·내장산·소백산 등 전국 10개 유명 산림 인근 점포에서 매직밤 4천여 개를 무료 배포한다. 또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BAC)과 협업해 캠페인 참여도 확대한다. BAC 앱(애플리케이션) 이벤트를 통해 신청 회원에게 매직밤을 무상 제공하고, 회원들이 실제 산행 과정에서 사용 경험을 공유하며 자연 보호 메시지를 확산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은 등산객들이 산행 중 자연스럽게 환경 보호 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기획한 생활 밀착형 캠페인”이라며 “앞으로도 일상 속 작은 실천이 환경 보호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공공 협업 ESG 활동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