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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 그리고 106.8%. 국내 상장 인터넷전문은행 형제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올해 1분기에 거둔 2025년 1분기 대비 순이익 성장률이다.

임기를 1년 남겨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와 올해 연임을 확정한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나란히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2026년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다만 화려한 실적 이면을 가만히 뜯어보면, ‘호실적’의 뒤에는 인터넷은행이 현재 국내 시장에서 부딪힌 뚜렷한 한계가 자리잡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그동안 폭발적 실적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본업’에서 뚜렷한 성장 정체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대표 윤호영·케이뱅크 행장 최우형 깜짝 실적 뒤 뚜렷한 '본업' 정체 징후 : 대안 제시에도 의구심 여전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왼쪽)과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나란히 여신 성장세 둔화됐다, "핵심 이익 체력 한계"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여신 잔액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여신 잔액은 2026년 1분기 기준 47조7천억 원으로, 2025년 1분기(44조3천억 원)와 비교해 약 7.7% 성장했다.

절대적인 수치만 보면 준수해 보이지만, 여신 잔액 성장률의 연간 추이를 살펴보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카카오뱅크의 연간 여신 잔액 성장률은 2023년 38.7%에 달했으나, 2024년 11.6%, 2025년 8.6%로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케이뱅크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케이뱅크의 연간 여신 잔액 성장률은 2023년 28.4%에서 2024년 17.6%, 2025년 13%로 지속 감소했으며, 올해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0.7%에 그쳤다.

결국 두 회사 모두 사업의 ‘베이스’라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뚜렷한 성장 정체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두 회사가 이처럼 나란히 성장 둔화를 겪는 것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의 구조적 한계와 직결돼 있다. 대기업 등 일반 기업 대출이 규제로 인해 막혀있는 상황에서, 거시경제 악화와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일반 개인 대출 성장세마저 약화되자 곧바로 전체 성장의 정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 투자 의견을 중립(HOLD)으로 유지하면서 “카카오뱅크의 이익 성장을 견인했던 가계대출이 규제 영향을 받으면서 2024년 하반기부터의 대출 성장률이 그 직전 동기간 평균을 크게 하회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 윤호영 비단주머니는 '글로벌', 아직 '입증'의 과제는 남아있다

물론 두 회사 모두 한계를 돌파할 ‘복안’은 마련해 두고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돌파구는 ‘글로벌 사업’이다.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고, 태국에도 가상은행 ‘뱅크X’를 설립했다. 몽골의 유일한 디지털뱅크인 ‘M뱅크’에도 전략적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해외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카카오뱅크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견인한 핵심 요인 역시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지분투자에서 발생한 수익 933억 원이었다.

다만 이는 슈퍼뱅크의 상장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라는 점에서 카카오뱅크의 해외 사업이 장기적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와 관련된 의구심은 걷히지 않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에 당기순이익 1873억 원, 2025년 1분기에 1374억 원을 냈다.

슈퍼뱅크 관련 일회성 이익 933억 원을 제거하면 순이익은 오히려 지난해 1분기보다 감소한 셈이다.

물론 카카오뱅크의 해외 사업이 슈퍼뱅크로 끝나지 않고 M뱅크, 뱅크X 등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성공 방정식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태국에 이어 몽골 은행과의 파트너십 확대 속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이 마무리된다면 카카오뱅크의 외국인 고객 기반 확대가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최우형 IPO에서도 내세웠던 SOHO 숫자로 나타났다, 구조적 성장으로 이끌 수 있을까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내세우는 돌파구는 소호(SOHO), 즉 개인사업자 대출이다.

최 행장은 IPO(기업공개)를 위한 기업설명회에서도 개인사업자 대출과 가상화폐를 케이뱅크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지목했다. 그리고 올해 1분기 소호 여신 잔액이 급증하며 최 행장의 전략은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았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케이뱅크의 여신 잔액 성장은 소호 여신이 이끌었다. 케이뱅크의 소호 여신은 2025년 1분기 1조313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2조7530억 원으로 2배 이상 대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여신 잔액은 6조6890억 원에서 7조1450억 원으로 6.8%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가장 큰 우려였던 연체율 관리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상대적으로 대기업 등보다 부실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는 소호 대출 연체율을 2025년 1분기 1.38%에서 올해 1분기 0.55%로 대폭 낮추며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 능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케이뱅크 역시 아직 소호 대출의 폭발적 성장세가 온전한 ‘구조적 성장’이라고 단언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가에서도 케이뱅크의 추후 성장성을 결정지을 핵심 관건으로 소호 대출을 꼽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관건은 소호 대출의 성장성"이라며 "현재 잔액 기준 2.8조 원으로 전체 원화 대출금 대비 비중이 14.7%인데, 해당 비중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가계대출 성장의 한계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소호 대출의 연체율 관리 역시 1년 만에 급격하게 소호 관련 여신 잔액이 급증한 것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자산건전성 관리 역시 최 행장에게 남아있는 과제로 꼽힌다. 신규 대출이 급증하면 연체율 계산의 분모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연체율이 자연스럽게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케이뱅크의 소호 대출 여신 잔액 급증에 따른 연체율 하락 착시 효과일 수 있다”라며 “이 대출들이 성숙기에 접어드는 시점의 건전성 관리가 케이뱅크의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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