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 회장이 11일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직접 찾으면서 신세계가 추진해 온 ‘초럭셔리 전략’의 글로벌 경쟁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아르노 회장의 이번 방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단순한 매장 시찰이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의 루이뷔통 매장과 VIP 특화 공간 등을 앞세운 신세계 본점의 전략적 위상이 달라진 사실을 확인시켜준다는 것이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 회장(앞 줄 왼쪽 세번째)이 11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방문했다. 아르노 회장이 방한한건 2023년 3월 이후 3년 만이다. 사진은 아르노 회장이 2023년 방한 당시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 에비뉴엘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를 만나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11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경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아르노 회장과 함께 '루이뷔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을 둘러봤다. 이 공간은 지난해 11월 문을 연 신세계 본점 ‘더 리저브’의 핵심 콘텐츠다.
루이뷔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은 6개 층 규모로 운영되는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의 루이뷔통 매장이다.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브랜드 역사와 장인정신, 문화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꾸며졌다. 레스토랑과 카페까지 포함한 체류형 럭셔리 공간이라는 점에서 기존 백화점 명품관과 차별화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날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휴무일인 만큼 아르노 회장은 비교적 한산한 환경에서 매장 운영 현황과 VIP 서비스, 공간 구성 등을 직접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신세계 본점이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의 루이뷔통 매장과 VIP 특화 공간 등을 중심으로 초럭셔리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이번 방문 역시 신세계의 공간 경쟁력과 한국 럭셔리 시장의 성장성을 직접 확인하려는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 최고경영자가 주요 점포 운영 현황과 고객 경험 전략을 직접 살펴봤다는 점에서 한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해석도 뒤따른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최근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강북 상권 경쟁을 넘어 글로벌 럭셔리 거점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명품 브랜드 중심의 공간 재편이다. 본점에는 루이뷔통 매장을 비롯해 국내 백화점 최대 규모의 에르메스 매장과 샤넬 부티크 등이 들어섰다. 단순 브랜드 유치를 넘어 VIP 고객 중심의 초프리미엄 쇼핑 환경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전략은 외국인 수요 확대와도 맞물리고 있다. 신세계에 따르면 본점의 지난해 4분기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고, 연간 외국인 매출은 6천억 원대 중반을 넘어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연간 거래액 3조 원 규모로 외형 성장을 이끌고, 본점은 초럭셔리 전략을 통해 VIP 고객과 외국인 수요를 흡수하며 수익성을 높이는 ‘투트랙 구조’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는 이러한 전략을 핵심 지역 점포로도 확대하고 있다.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점은 2021년 개점한 뒤 4년여 만에 누적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대전 지역 백화점 가운데 처음이다. 이 점포 역시 전체 매출의 약 40%가 명품 브랜드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구찌와 보테가베네타를 비롯해 부쉐론, 불가리 등 하이엔드 브랜드를 잇달아 유치하며 지역 내 ‘명품 백화점’ 이미지를 강화해왔다.
국내 럭셔리 시장 성장세도 신세계 전략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럭셔리 시장은 지난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명품 소비 둔화 속에서도 한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한국인의 1인당 명품 소비액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