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리튬 사업의 흑자전환과 비중국산 소재의 강점을 앞세운 포스코퓨처엠을 통해 이차전지소재 부문에서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성장을 위해 투자 확장기조를 보이면서 부담이 가중돼 온 만큼 장 회장으로서는 포스코홀딩스 자회사들의 리튬 사업과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및 음극재 등 이차전지소재 부문의 결실이 재무안정성을 이끌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포스코홀딩스 안팎에 따르면 오랫동안 투자해온 그룹의 리튬 사업이 올해 본궤도에 오르며 이익 창출에 본격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그룹은 2018년 아르헨티나 염호 광권을 인수하며 포스코홀딩스의 100% 자회사인 현지법인 포스코아르헨티나를 설립하며 해외 리튬 사업을 본격화했다. 염호 광권 인수 이후에는 추가 탐사를 통해 인수 당시 추산의 6배인 탄산리튬 기준 1350만 톤의 매장량을 확인했다.
이후 지주사 전환 이후 2022년에 투자 1단계로 8억3천만 달러(약 1조1천억 원)를 넣어 염수리튬 상·하공정을 짓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염수에서 인산리튬을 생산하는 상공정과 인산리튬을 수산화리튬으로 전환하는 하공정으로 구성된다.
포스코아르헨티나의 리튬 사업은 장인화 회장 체제에 들어선 2024년 10월 1단계 투자가 준공된 이후 본격 가동돼왔다. 다만 그동안 생산량 및 판매가격이 저조해 수익을 내지 못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2분기 역대 처음으로 포스코아르헨티나가 분기 첫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눌려왔던 판매가격이 높아지면서 가동률이 70%대로 상승하는 등 상업생산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쌓여있던 저가 계약물량이 모두 소진되면서 3월에는 최초로 월 단위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리튬 자회사인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과 포스코HY클린메탈도 가동률 상승 및 원가 절감 효과가 반영돼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2분기 이후 영업이익을 꾸준히 낼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된다. 1분기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영업손실을 1년 전 490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축소했고 포스코HY클린메탈은 영업이익 10억 원으로 2023년 준공 이후 첫 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홀딩스 리튬 사업의 핵심인 포스코아르헨티나는 월 단위 첫 영업흑자를 기록하는 등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됐다"며 "다음 단계 준공 이후로 추가 실적 증대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 부문의 또 다른 주축인 포스코퓨처엠도 '비중국 소재'라는 강점을 앞세워 실적개선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사업의 주요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GM 합작법인(얼티엄셀즈)이 올해 상반기 배터리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적지 않은 공백이 생겼지만 삼성SDI 및 LG에너지솔루션-현대자동차 합작법인(HLI그린파워) 등으로 양극재 공급을 다변화해 오히려 판매량을 늘린 데다 글로벌 '탈중국' 움직임에서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에너지소재 사업(양·음극재)에서 1분기 영업손실 11억 원을 냈다. 하이니켈 양극재 판매 회복 및 신규시장 판매 증가, 운영 효율화에 힘입어 영업손실을 규모를 직전 분기보다 600억 원 넘게 축소한 것이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은 유럽에서 발의된 산업가속화법(IAA) 및 미국의 금지외국기관(PFE)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고객사들의 발주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부터 2028년까지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판매량 전망치를 20%가량 높여 잡았다.
장 회장에게 이차전지소재 부문의 실적개선은 단순히 '2코어(Core)' 전략을 실행한다는 의미를 넘어 그룹의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필요조건으로도 꼽힌다. 2코어는 철강과 함께 이차전지소재를 그룹의 양대 축으로 세우겠다는 장 회장의 핵심 경영목표다.
철강 부문이 완만하게 이익 창출력을 회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차전지소재 부문은 만족할만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그룹에 부담 요소로 작용해왔기 때문이다.
또 포스코그룹은 2코어 전략의 실행을 위해 투자 확장기조를 보여왔다. 앞으로도 적지 않은 투자를 남겨둔 만큼 이차전지소재 부문의 이익 기여도 확대가 동반돼야 하는 셈이다.
포스코그룹의 연간 설비투자(CAPEX) 규모를 보면 2024년 9조 원, 2025년 7조 원을 기록했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인도와 미국에 해외 생산거점 확보를 위한 철강 부문의 투자 6조8천억 원을 포함해 모두 11조3천억 원을 설비투자로 지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차전지소재 부문에서도 올해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1조 원을 들인 아르헨티나 2단계인 염수리튬 상공정이 건설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3단계 공장도 적기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4월에는 1조1천억 원 규모의 호주 리튬광산 계약, 950억 원 규모의 아르헨티나 추가 염호 확보 등 2건의 추가 투자를 확정하기도 했다.
다만 이 기간 포스코그룹의 재무 부담이 누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 확대 국면에서 그룹의 차입 부담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의 합산 순차입금은 2021년 말 4조5천억 원을 저점으로 2023년 말 9조3천억 원, 지난해 말 15조1천억 원까지 불어났다.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부터 장 회장 체제에서도 지속해서 순차입금이 증가세를 나타낸 것이다.
같은 기간 이익 창출력과 비교한 차입 부담 수준을 나타내는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0.3배에서 1.2배를 거쳐 지난해 말 2.4배까지 확대됐다.
서민호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말 포스코그룹 분석 보고서에서 "지난해 철강 부문 회복에도 이차전지소재 및 건설 부문 부진으로 에너지사업을 제외한 비철강부문의 수익성 약세가 지속되면서 그룹 전반의 부담이 이어졌다"며 "그룹의 재무안정성 절대 수준은 지금까지도 우수하지만 최근 투자 확대 과정에서 재무 부담이 누적되는 만큼 관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유지를 위해 그룹 EBITDA 기반으로 투자한다는 원칙을 지니고 있으며 투자 프로젝트별 우선순위를 설정해 투자 예산 내에서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순이익 기준의 주주환원정책을 도입해 미래 성장투자와 배당 등이 조화를 이루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