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는 지난 4월 서울 성수동에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를 열었다. ‘무신사 메가스토어’ 브랜드로는 용산점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무신사의 단일 오프라인 매장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는 지난 2001년 조만호 창업주의 온라인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 많은 곳’에서 시작된 무신사의 25년 역사가 집약된 곳으로 평가된다.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 허프포스트코리아
7일 무신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 77개(해외 포함)를 운영하고 있다. 그중에서 19개가 성수동에 있다. 단순히 매장뿐만 아니라, 본사에서부터 편집숍, 팝업스토어, 자체 브랜드(PB), 뷰티, 라이프스타일, 신진 브랜드 인큐베이팅, 오피스 개발까지 패션 생태계 전반을 성수동에 구축해 나가고 있다.
무신사가 성수동을 상징하는 대표 기업이 된 것은 지하철역 역명 병기에서도 알아볼 수 있다. 2호선 성수역은 2025년 12월 ‘성수(무신사)역’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렇게 성수동과 무신사가 같은 이름으로 인식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사실 무신사가 성수동과 인연을 맺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리고 무신사가 그간 성수동에서 해온 비즈니스를 들여다보면 패션기업에 더해 ‘부동산 개발사’로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
◆ 무신사와 성수동의 인연
원래 성수동은 자동차 정비공장과 철공소 등이 모인 허름한 준공업지역이었다. 그런데 2010년대 들어 복합문화공간과 카페, 음식점 들이 들어오면서 성수동에 변화가 시작됐다. ‘붉은 벽돌’이 상징하는 ‘힙한’ 감성이 그 배경이 됐다.
2010년대 후반이 되면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패션 브랜드들이 그 감성을 따라 성수동에 모여들었다. 무신사 역시 그들 중 하나였다. 이들이 여는 팝업스토어가 연이어 인기를 끌면서 성수동은 대표적인 ‘핫 플레이스’가 됐다.
무신사는 2019년 옛 동부자동차서비스 부지(성수동2가 271-22)를 220억 원에 매입하면서 성수동과 인연을 맺었다. 무신사는 이곳을 ‘무신사 캠퍼스 E1’으로 개발해 완공한 후 2023년 마스턴투자운용에 1115억 원에 ‘매각 후 재임차(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매각했다. 약 900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셈이다. 무신사는 15년 장기임대차 계약을 맺고 이곳을 사용 중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2009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 전문 운용사로, 이후에도 무신사의 중요한 파트너로 활약한다.
또한 무신사는 2019년 성수동 옛 CJ대한통운 부지(성수동2가 324-2)를 460억 원에 매입했다. 이곳은 지금 ‘성수 무신사 S1’으로 개발됐다. 이곳에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도 들어섰다.
무신사가 현재 본사로 사용 중인 ‘무신사 캠퍼스 N1’은 마스턴투자운용이 2021년 인수한 건물이다. 당시 무신사를 임차사로 선정한 후 10년 장기임대차 계약을 맺었고, 무신사는 2022년 본사를 압구정동에서 이곳으로 이전했다.
무신사는 2023년에도 성수동2가 273-18 등 두 필지를 520억 원에 매입하고 지난해 마스턴투자운용에 매각했다. 이곳은 마스턴투자운용이 2028년 준공을 목표로 ‘무신사 E4’로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도 무신사는 △2023년 준공한 ‘무신사 캠퍼스 E2’(성수동2가 275-89) △‘무신사 엠프티 성수’ 매장(성수동2가 315-108)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 주요 거점 확보를 위한 임차계약도 다수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호 무신사 대표이사 ⓒ 무신사
◆ 성수동에서 쌓은 오프라인 파워 기반으로 IPO 대박 노린다
애초 무신사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기업이다. 지금도 온라인쇼핑몰 ‘무신사’는 거래액 1위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다.
무신사가 오프라인 비즈니스에 뛰어든 것도 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무신사의 첫 오프라인 매장인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점’은 2021년 5월 문을 열었다.
조만호 대표가 2019년 이후 부동산을 매입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한 것을 두고 온라인 중심의 비즈니스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면서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즉 온라인 사업만으로는 회사의 덩치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이다.
특히 성수동의 부동산을 집중 확보하고 성수동 중심으로 매장을 늘린 것은 ‘무신사가 성수동을 대표한다’는 무형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면서 이를 브랜드 가치로 연결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무신사의 오프라인 확장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무신사는 서울숲 일대를 K-패션 중심의 특화거리로 조성하는 로컬 상생모델 ‘서울숲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서울숲 일대 인근 공실과 상가 20여 곳을 매입 또는 임차해 패션·뷰티 브랜드에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K-패션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이는 결국 무신사의 기업공개(IPO)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무신사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투트랙에서 쌓은 영향력을 바탕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겠다며 추진해 온 장기 프로젝트가 결실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올해 7~8월경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내다본다. 무신사는 상장 시 10조 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