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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의 승계 구도가 큰 틀에서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오히려 한화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리스크에 더욱 집중되고 있다. 한화에너지가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열쇠이자 동시에 구조적 논란의 중심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다.

한화에너지는 사실상 총수일가 3형제가 지분 전부를 보유한 개인회사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축이 사익편취 규제 논란과 맞닿아 있다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한화에너지는 2022년 내부거래 비중이 30%를 상회하며 사익편취 규제 대상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과거 한화S&C 시절부터 이어진 계열사 일감 의존형 성장 구조가 현재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성장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 같은 구조적 특성은 지배구조 개편 논의에서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화에너지가 한화를 지배하는 이른바 ‘옥상옥 구조’가 유지되는 한, 단순한 지분 정리나 계열분리만으로는 지배구조 불확실에 따른 기업가치 할인의 해소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도 이러한 구조적 특성과 과거 성장 이력이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최근에는 지분 확대와 프리IPO 등 자본 재편 움직임이 맞물리며 합병이나 지분스왑 등 보다 근본적인 구조 개편 가능성도 변수로 거론된다. 결국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계열분리와 구조 단순화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으며, 그 정점에 위치한 한화에너지의 역할 변화가 향후 재편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K-밸류업 리포트] 한화 김동관·동원·동선 삼형제 계열분리 진척에도 '디스카운트' 요인 상존, 지배구조 정점 '한화에너지 리스크' 그대로
한화그룹이 오는 7월 1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사업 회사를 모아 신규 지주사를 설립하는 것을 두고 3형제의 계열분리에 진척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왼쪽부터) 사진은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연합뉴스

◆한화 지배구조 개편 ‘1단계 윤곽’ : 김동선 분리는 시작, 김동관 정리는 과제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점진적으로 구체화하면서 계열분리 수순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에서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의 사업회사를 묶은 신설 지주사가 인적분할하면서, 그간 분산돼 있던 3형제의 경영 영역이 보다 명확해지고 있다.

8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 신규 지주사인 한화머시너리앤드서비스홀딩스가 출범한다. 신설 법인은 이르면 7월24일 재상장이 이뤄질 예정이다.

신설 지주사에는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로보틱스 등 김동선 부사장이 관여해온 식음료·유통·테크 사업군이 편재됐다. 이에 따라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방산·에너지,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금융, 삼남 김동선 부사장이 유통·서비스를 맡는 구조가 보다 선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계열분리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전 작업이 가시화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현재까지는 사업 영역이 나뉘는 수준에 그치고 있고, 지배구조 자체는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본격적 계열분리의 시점은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삼 형제가 완전한 계열 분리를 하기 위해서는 김동원 사장 역시 독자적 지배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다만 금융 부문은 규제 산업이라는 특성 상 구조 개편의 난이도가 높고, 자본적정성 규제와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계열 간 출자 제한 등 복합적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지분 측면에서의 독립 기반 확보는 김동원 사장보다 상대적으로 비금융 계열을 중심으로 한 김동선 부사장의 사업 재편이 먼저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지분 측면에서의 독립은 김동선 부사장이 먼저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김동선 부사장은 앞서 한화에너지 프리IPO를 통해 약 8200억 원을 확보했. 김승연 회장으로부터 받은 한화 지분 3.23%에 대한 증여세 약 630억 원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자금이 남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김동선 부사장의 회사가 계열분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분 정리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인적분할 이후에도 신설 지주사의 최대주주는 기존과 동일하게 한화에너지이며, 김동관·김동원·김동선 3형제의 지분율 역시 한화와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된다. 사업 영역은 나뉘었지만 지배구조는 그대로인 셈이다.

한화의 최대주주는 한화에너지로 지분 22.15%를 보유하고 있으며, 김승연 회장이 11.33%, 김동관 부회장이 9.76%,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이 각각 5.38%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을 그대로 유지한 채 회사를 분리하는 방식으로, 신설 지주사 역시 기존과 유사한 지분 구조를 공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분할 이후에도 주주 구성은 큰 틀에서 동일하게 유지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지분 이동을 통해 각자 총괄하는 지주사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작업이 뒤따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예컨대 김동관 부회장이 신설 지주사 지분을 줄이고, 김동선 부사장이 이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한화에서는 김동선 부사장 지분을 정리하고 김동관 부회장 중심으로 지배력을 재편하는 시나리오도 함께 언급된다.

이 과정에서 현실적 방안으로는 지분 스왑이 거론된다. 3형제가 보유한 지주사 지분을 맞교환할 경우 추가적 자금 부담을 줄이면서 각자의 사업 영역 내 지배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분 가치 산정과 이해관계 조정 등 선결 과제가 존재하는 만큼 실제 실행까지는 변수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그룹 측은 현재까지 추가적 지배구조 개편 계획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당장의 지분 정리나 계열분리와 관련한 구체적 움직임은 없다는 입장으로, 실제 변화 시점 역시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계열분리 논의가 단순한 경영 효율화 차원을 넘어 기업가치 제고, 이른바 ‘밸류업’과도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한화에너지 ‘옥상옥 구조’ 여전, 지배력 정점 놓인 개인회사 의사결정 왜곡 우려도

또 다른 과제로는 한화에너지가 한화를 지배하는 이른바 ‘옥상옥 구조’ 해소가 꼽힌다. 옥상옥 구조는 또 다른 지배주체가 지주사 위에서 지배력을 행사하는 이중 구조로, 지배구조 투명성 측면에서 할인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거버넌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가 지배주주의 의사결정 유인을 왜곡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기업 지배구조에 특화된 한 컨설팅사의 연구원은 “지주회사 위에 또 다른 지배주체가 존재할 경우 자본 배분이나 내부거래 과정에서 일반주주와 이해상충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며 “지배력이 간접적으로 행사될수록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해지고 시장의 해석 여지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한화에너지의 성장 과정 자체에 주목한다. 과거 한화S&C 시절 그룹 내 IT 및 시스템통합(SI) 사업을 중심으로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던 점은 당시 일감 몰아주기 논란과 함께 지배구조에 대한 시장 민감도를 높인 배경으로 평가된다.

그 뒤 한화에너지는 사업 재편과 지분 구조 변경 등을 거치며 외형과 사업 독립성을 확대해왔지만, 이러한 성장 이력은 현재도 한화그룹 지배구조를 바라보는 시장 인식의 한 요소로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이어 “결국 지배구조 문제는 구조 자체보다 그 구조가 경영진에게 어떤 선택을 유도하느냐의 문제”라며 “옥상옥 구조나 이중 상장 구조는 특정 방향의 의사결정을 유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할인 요인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은 현재 한화그룹의 지배구조에도 일정 부분 적용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22.1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김승연 회장과 3형제 지분까지 포함한 총수 일가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시에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 등 주요 계열사 지분도 보유하고 있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축으로 기능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한화에너지가 상장사인 한화의 상위에 위치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이른바 ‘옥상옥 구조’로 해석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최근 일부 지분 변동도 나타나고 있다.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이 각각 한화에너지 지분 일부를 재무적투자자(FI)에 매각하면서 개인 지분율이 낮아진 반면, 김동관 부회장의 지분은 유지됐다. 이에 따라 총수 일가 내 지분 구조가 일부 재편되는 흐름이 관찰되며, 지배구조 정렬 과정에서 역할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러한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을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재계에서는 한화와 한화에너지 간 합병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한다. 총수 일가가 보유한 한화에너지 지분을 한화로 이전할 경우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면서도 김동관 부회장 중심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구조 정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 방안으로 꼽힌다.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을 꾸준히 확대해온 점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는다. 한화에너지는 2024년 공개매수로 한화 주식 389만8993주를 확보한 데 이어, 고려아연이 들고 있던 한화 주식 543만6380주를 추가 인수했다.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2024년 9.7%에서 22.16%까지 올랐다.

한화에너지가 지난해 프리IPO에 나선 점 역시 향후 지배구조 재편 시나리오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거론된다. 기업가치 산정 기준이 보다 명확해질 경우 주식 교환이나 지분 스왑 등을 통한 구조 조정의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실행까지는 지배주주 간 이해관계 조정, 합병 비율 산정에 따른 주주가치 영향, 규제 환경 변화 등 넘어야 할 변수도 적지 않다. 그룹 측은 현재까지 합병 등 추가적 구조 개편 계획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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