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등 삼성 오너일가의 상속세 납부가 마무리되면서 삼성전자를 포함한 그룹의 전략 기조가 공격적 투자로 전환할지 주목된다.
2021년부터 진행된 삼성 오너일가의 상속세 납부는 이 회장의 모친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의 삼성전자 주식 매각을 마지막으로 정리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그동안 오너일가의 재원확보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해 온 가운데 12조 원에 이르는 상속세 납부가 완료돼 그룹의 경영이 더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홍 명예관장은 삼성전자 지분 0.25%에 해당하는 1500만 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가는 삼성전자 주식 전날 종가인 21만500원에 할인율 2.5%를 적용한 1주당 20만5237원으로 전체 규모는 3조786억 원가량으로 파악된다. 매각 뒤 홍 명예관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기존 1.49%에서 1.24%로 낮아졌다.
홍 명예관장의 이번 지분 매각은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별세 뒤 나눠 내고 있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이 선대회장은 2020년 별세하며 주식과 부동산, 미술품 등 26조 원 규모의 유산을 남겼고 이에 따라 상속세는 12조 원가량으로 정해졌다.
삼성 오너일가는 2021년 상속세를 신고한 뒤부터 연부연납(허가를 받아 일정 기간에 걸쳐 분할 납부하는 제도) 방식에 따라 5년 동안 6차례에 걸쳐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홍 명예관장이 3조1천억 원, 이 회장이 2조9천억 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조6천억 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2조4천억 원 등의 상속세를 납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이 회장은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유지하면서 배당이나 차입을 중심으로 재원을 확보했고 홍 명예관장 등은 지분 매각, 신탁 계약 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해왔다. 지분율 변동이 수반되는 변화라는 점에서 그룹 전반의 경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회장이 지난해 이른바 '사법리스크'도 털어냈고 오너일가의 상속세 납부를 완료한 만큼 삼성전자의 투자 중심 경영시계가 더욱 빨리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등의 투자 규모를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 반도체 초호황과 겹쳐 연간 영업이익 300조 원 이상을 바라보면서 현금보유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으로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등을 포함한 가용 현금은 125조 원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