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그룹을 'AI 네이티브 컴퍼니'로 전환해 압도적 미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포부를 주주들에게 전했다.
진 회장은 신한의 리더들을 향해 선배들이 물려준 위상에 안주하지 말 것을 경고하며, 부동산에 치우친 자금을 '생산적 금융'으로 돌려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신한금융그룹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열린 AI 경진대회에서 참가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 신한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는 진 회장이 이 같은 경영 철학과 거시경제 전망을 담은 주주 서신을 발송했다고 9일 밝혔다.
진 회장은 주주 서신에서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저서 '대중의 반역'을 인용하며 경영진에게 혁신의 절박함을 주문했다.
진 회장은 "우수한 인간은 자신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데 반해, 평범한 인간은 뭔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기뻐하고 자신에게 만족한다"며 "세습 귀족은 자신의 삶을 사는 걸까, 아니면 선조 귀족의 삶을 사는 걸까?"라는 문장을 주주서신에 직접 소개했다.
이어 이 문장의 '평범한 인간' 등을 신한의 리더들로 치환하면 따끔한 경고로 들린다며 리더들이 앞장서서 주체적 혁신을 일궈야 한다고 당부했다.
급변하는 금융 생태계에서 생존을 담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는 인공지능을 꼽았다.
진 회장은 신한을 AI 네이티브 컴퍼니로 전환시킬 예정이라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지주회사 내에 전담 조직을 신설해 그룹 전체의 혁신을 총괄하게 했으며, 최근에는 경영진과 실무자로 구성된 탐방단을 중국 선전에 파견해 기술 발전 대응책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기업가치 제고 성과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진 회장은 신한금융지주가 적극적 자사주 취득을 통해 주식수를 4억7400만 주까지 줄였다고 강조하면서 조만간 4억5천만 주 축소라는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진 회장은 지난해 글로벌 네트워크 세전 이익 1조원 돌파라는 마일스톤을 달성한 만큼 앞으로 보통주 자본수익률(ROE)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한국 경제와 관련해서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진 회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경쟁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 파트너로서 가치를 새롭게 인정받고 있어, 투자를 확대하고 기술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적기라고 진단했다.
또한 가계 자산이 집중된 주택 가격이 안정되면 청년층의 소비 여력을 회복시키고 출산을 촉진할 수 있다고 분석하며, 금융회사의 새로운 자산 성장 동력은 자본이 첨단산업과 혁신기업으로 흐르도록 유도하는 생산적 금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영의 핵심 의제인 내부통제와 관련해, 실질적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투입되는 비용은 당분간 자회사 평가에서 제외해 그러한 비용 지출이 경영 평가의 페널티가 되지 않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 회장은 마지막으로 "저의 첫 임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신 모든 투자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 투자자 여러분께서 맡겨주신 신뢰의 무게를 가슴에 새기며, 장기적 가치 창출로 보답해가겠다"고 서신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