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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둘째 딸인 서호정씨가 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은 지분에 대한 증여세를 모두 납부할 수 있게 됐다. 

증여세 부담이 덜어지면서 서호정씨는 보유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분에 따른 배당 수익을 활용해 향후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서 회장의 차녀 중심 승계 시나리오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호정씨는 미국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지난해 7월부터 계열사인 오설록 제품개발(PD)팀에서 일하고 있다. 

서경배 차녀 서호정 아모레퍼시픽 승계 시나리오 가동 시작됐나, '증여세 완납' 후 지배력 확장 가능하게 추가 '증여' 이뤄져
서경배 회장(왼쪽)과 서호정씨 ⓒ 허프포스트코리아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경배 회장은 지난 3월27일 서호정씨에게 자신의 아모레퍼시픽 주식 중 일부를 증여했다. 

자신이 보유한 보통주 622만8072주 중 19만 주를 증여하면서 서 회장의 보통주 지분율은 10.65%에서 10.32%로 0.33% 줄었다. 종류주까지 포함하면 지분율은 9.02%에서 8.74%로 낮아졌다. 

반면 아모레퍼시픽 주식이 하나도 없던 서호정씨는 0.32%를 보유하게 됐다. 종류주를 포함한 합계지분율은 0.28%다. 

회사 쪽은 이번 증여에 대해 “개인 세무 재원 마련 목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서씨는 이 지분을 처분해 증여세 재원을 마련하게 된다. 

서호정씨는 2023년 5월 서 회장으로부터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67만2천 주와 전환우선주 172만8천 주를 증여받았다. 당시 약 637억 원 규모였다. 

이 증여로 부과된 증여세의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3백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서씨는 이 증여세를 6년을 기한으로 분할 납부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3년 8월 약 53억 원어치의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분을 팔았고, 2025년 11월과 올해 2월에도 세 차례에 걸쳐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및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매도해 약 120억 원을 마련했다. 

이번에 증여받은 아모레퍼시픽 주식 19만 주의 가치는 증여일(3월27일) 종가(14만4400원) 기준으로 약 274억 원 수준이다. 서씨는 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가 적절한 시점에 매도해 현금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금화가 이뤄지면 서씨는 2023년 서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분에 대한 증여세는 물론, 이번에 증여받은 19만 주에 대한 증여세까지 완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와 한 통화에서 “이번에 받은 주식에 대한 증여세는 파는 순간 동시에 내게 되고, 남은 금액으로 과거에 증여받은 지분에 대한 증여세까지 납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호정씨의 증여세 완납은 아모레퍼시픽 그룹 오너 일가의 승계에서 중요한 이벤트로 평가된다. 서경배 회장이 승계 플랜을 본격적으로 이행하면서 서호정씨로의 승계 기반을 다진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서씨에게 일부 지분을 물려주고 △이 지분에 대한 증여세 해결을 도우면서 △배당 기반 현금흐름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과정을 밟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향후 서씨는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분에서 오는 배당금으로 부를 축적하는 한편 아모레퍼시픽홀딩스와 아모레퍼시픽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면서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추가로 지분을 증여받더라도 스스로 증여세를 감당해 나갈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 

◆ 언니 서민정씨와 경쟁구도

현재 서호정씨는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0.43%, 종류주(전환우선주) 12.77%를 들고 있다. 합계지분율은 2.28%다. 

여기서 의미가 있는 것은 전환우선주다. 아모레퍼시픽홀딩스의 전환우선주에는 발행 뒤 10년이 지나면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어 있다. 서씨가 보유한 전환우선주는 2029년에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전환되는 주식이다. 

서호정씨가 이 전환우선주를 증여받은 2023년은 서 회장과 언니 서민정씨의 불화설이 불거지면서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후계구도가 요동치던 시점이다. 서민정씨는 2017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지만 2021년 이혼하고 2년 후 휴직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상황에서 서 회장이 서호정씨에게 큰 규모의 지분을 물려주면서 후계자로 서호정씨를 점찍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실제로 이 시점에 아모레퍼시픽 그룹 후계구도가 서민정 단독 구도에서 자매 경쟁 구도로 바뀐 것은 확실해 보인다. 현재 자매의 지분율도, 여전히 서민정씨가 앞서 있기는 하지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서민정씨의 합계지분율은 2.84%(보통주 3.16%, 전환우선주 1.04%)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 회장이 장녀보다 차녀에게 연이어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만 서 회장이 1963년생으로 한참 일할 나이이고 두 자매의 경영성과가 아직 부족한 만큼 후계구도를 점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견도 있다. 서민정씨는 1991년생, 서호정씨는 1995년생이다. 

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향방은 여전히 큰 변수다. 현재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57.12%, 전환우선주 11.65%를 갖고 있다. 합계지분율은 50.2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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