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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시장의 기대를 모은 2026년 첫 실적발표에서 역대급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하면서 이재용 회장의 발걸음이 가벼워지게 됐다.

이번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전체 실적과 기존 시장기대치(컨센서스) 최상단도 훌쩍 넘으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을 향한 기대감을 충족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재용에게 던져진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 이후 과제 둘 : 비메모리 영업손실 지속 중이고, 노사관계 험악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다만 이 회장에게 지지부진한 비메모리반도체 부문의 점유율 확대 및 실적개선 전략과 내부 암초로 자리 잡은 '노사 갈등'은 극복해야 할 숙제로 평가된다.

7일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33조 원, 영업이익 57조2천억 원의 잠정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68%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8배 넘게 뛴 것이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수치로 1개 분기 만에 여러 '기록'을 썼다. 먼저 한국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20조 원을 달성했던 지난해 4분기(20조1천억 원) 최대 기록을 1개 분기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경신한 것이다.

특히 43조6011억 원에 이르렀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단 1분기에 넘어서는 역대급 실적을 내게 됐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시장기대치(컨센서스)는 올해 초 21조 원에서 지속해서 상승해왔고 전날 기준으로는 40조1923억 원으로 집계됐다. 또 앞서 3일에 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53조9천억 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1분기 증권사 평균과 최고 추산을 모두 대폭 뛰어 넘었다.

이런 '폭발적' 실적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범용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등이 배경으로 꼽히는데 삼성전자의 실적발표 이후 당초 추정보다 더 큰 폭의 가격 상승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통적으로 1분기가 반도체 분야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가 갈수록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더 늘어날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당초 반도체 및 증권업계에서는 직전 분기와 견줘 올해 1분기 메모리반도체 평균판매가격(ASP)은 D램이 87%, 낸드플래시가 79% 상승했을 것으로 봤다. 다만 이날 메리츠증권은 같은 기간 D램과 낸드플래시가 모두 90% 이상, 대신증권은 D램이 92%, 낸드플래시가 87%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고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호실적에 따라 연간 기준으로도 '전인미답'의 영업이익을 거둘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는 2월 말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301조 원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AI 산업이 학습을 지나 고도화한 추론 영역으로 돌입하면서 메모리반도체가 '공급 병목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깔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실적발표 이후 연간 영업이익 눈높이는 더욱 높아졌다. KB증권은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49% 오른 327조 원으로 예측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는 하루 평균 9천억 원의 이익 창출을 의미한다"며 "연간 1천조 원을 상회하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메모리 수요를 견인하고 있고 특히 AI가 추론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필수로 자리 잡은 메모리 탑재량 증가 추세는 수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이달 말 상속세 납부를 마무리하며 부담을 덜어낼 수 있게 됐는데 분기 영업이익이 50조 원을 돌파하는 등 실적까지 날개를 달면서 공격적 경영행보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됐다.

이 회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으로 대표되는 차세대 메모리 기술력에서 이전까지 뒤처졌던 과거의 열세를 극복하며 삼성전자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HBM4(6세대)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했을 뿐 아니라 곧이어 HBM4E (7세대) 시제품까지 공개한 상황이다.

역대급 실적을 확인한 이 회장이지만 DS부문 안팎에서 다른 고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여전히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비메모리반도체 분야를 정상궤도에 오르는 일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1분기 비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1조5천억 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도 삼성전자는 비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7조 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낮은 수율(양품 비율)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대만의 TSMC가 69.9%를 기록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7.2%에 그쳤다. 2024년과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2.2%포인트 축소됐고 TSMC와 격차는 7.7%포인트 확대됐다.

또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파운드리 2.0' 시장 점유율도 TSMC는 38%, 삼성전자는 4%로 집계됐다. 파운드리 2.0은 웨이퍼 제조의 순수 파운드리를 넘어 종합 반도체 기업의 위탁생산 물량, 외주 반도체 조립·테스트 등을 모두 합산한 확장된 개념의 시장지표를 의미한다.

삼성전자가 이번 1분기 호실적 속에서도 비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분발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이 회장이 지난해부터 점차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의 가시화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지난해 7월 2나노 공정을 활용하는 22조7천억 원 규모의 차세대 'A16'칩 수주를 발표했고 올해 3월에는 엔비디아의 AI 추론용 칩 '그록3' 언어처리장치(LPU)를 생산하는 것이 공식화됐다. 이 회장과 직접 만남을 가진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으로 AMD와 파운드리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공정 수율도 양산이 가능한 6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최근 올라간 시장 눈높이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며 "다만 비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는 선단공정의 가동률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율안정화 노력이 더욱 필요한 가운데 1조6천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실적 호조와 맞물려 최근 이 회장에게 부각되는 과제 가운데 하나로는 단연 '노조 리스크'도 떠오른다.

3월 말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접 등판해 협상 테이블을 다시 마련하면서 실마리를 찾는 듯 싶었던 삼성전자 노사 관계는 다시 파행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회사 측은 특별 보상을 통해 역대급 실적을 성과급으로 치환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최소 경쟁사보다 더 많은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노조는 성과급의 투명화, 특히 상한 폐지의 제도화가 필수라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3월30일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임금교섭 과정을 구성원들에게 공지로 소통했고 이튿날 곧바로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도 입장문을 내고 강경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상황이다.

노조가 5월로 예고하고 있는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참여 여부에 따라 실제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수조 원대 손실을 낼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특히 고객사와 협력관계 속에서 '공급 안정성'이 생명인 산업 특성상 신뢰에 영향을 미쳐 글로벌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동투쟁본부는 3월31일 '인재를 잃으면 삼성전자 미래 없다'라는 입장문을 통해 "조합원들의 압도적 파업 찬반투표 결과가 이미 우리의 의지를 보인 만큼 23일 평택사업장 집회에서 정당한 요구를 세상에 알릴 것"이라며 "경영진이 책임 있는 교섭에 나서지 않는다면 5월 총파업으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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