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공천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내비쳤지만, 이 전 위원장이 이를 사실상 거절하면서 대구시장 선거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이 지난달 24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에 따라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왼쪽)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인천 남동구 인천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위원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차는 떠났다”는 짧은 문구와 함께 장 대표의 재·보궐선거 출마 제안 관련 기사를 공유했다. 장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대구시장 선거 완주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앞서 장 대표는 전날인 5일 대구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이 전 위원장을 향해 사실상 공개 구애에 나섰다. 그는 매일신문 유튜브에 출연해 “이 후보는 정말 능력이 출중한 분이고, 우리 당의 큰 정치적 자산”이라며 “국회에 와서 싸운다면 당에 엄청난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장 경선 탈락에 따른 후폭풍을 재·보궐 카드로 봉합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하지만 이 같은 수습 시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내부 갈등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무소속 출마 쪽으로 기울고 있는 데다, 함께 컷오프된 주호영 의원 역시 여전히 독자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주호영 의원이 법원에 제기한 컷오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된 뒤, 기존 계획대로 6인 경선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법원의 기각 판단이 나왔음에도 주 의원은 쉽게 물러서지 않고 있다.
그는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원칙과 상식을 지키는 길이 무엇인지 깊이 숙고하겠다”며 컷오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6·3 지방선거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천 심사 면접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만일 두 사람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대구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보수 성향의 무소속 후보 등 4파전으로 진행된다.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에서조차 ‘보수 단일대오’가 흔들리는 장면이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보다 우위에 있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보수 진영 분열이 현실화 될 경우, 국민의힘은 사상 처음으로 대구시장을 민주당에 내어줄 가능성도 작지 않다.
시간 또한 국민의힘 편이 아니다. 현재 당내 경선은 유영하, 윤재옥, 이재만, 최은석, 추경호, 홍석준 등 6명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제2차 6인 토론회(13일)와 2인 후보 결정(17일), 1대 1 토론회(19일) 등을 거쳐 이달 말에야 공천 후보가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