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열린 코웨이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제안한 지배구조 개편 안건은 최종 부결됐다. 하지만 단순한 ‘부결’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정 수준 이상의 주주들이 지배구조 변화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장원 코웨이 대표이사가 ‘기업가치 제고’를 약속한 만큼 앞으로 지배구조와 관련한 주주들의 문제 제기에 대한 대응 여부가 주요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서장원 코웨이 대표이사가 지난달 3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투명한 거버넌스'를 약속한 만큼 이사회 의장 겸직과 선임사외이사 부재 관련 지적에 대해 부담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코웨이 홈페이지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웨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얼라인이 제안한 지배구조 관련 안건은 30% 이상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분 7.17%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도 관련 안건에 찬성표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하는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다. 단순 투자자를 넘어 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영을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에 기반한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은 단순한 개별 주주의 판단을 넘어 시장 전반의 거버넌스 기준을 반영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찬성은 코웨이의 이사회 구조와 주주환원 정책 등에 대해 일정 부분 개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이번 주총에서 확인된 30~40%대 찬성률 역시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일부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제기된 거버넌스 개선 요구가 실제 의결권 행사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다.
구체적으로 감사위원회 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안건은 40.5%,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은 34.1%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영향력이 큰 구조를 감안하면, 현 체제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진 주주들이 일정 규모 이상 존재함을 보여주는 결과로도 풀이된다.
이러한 문제 제기의 배경에는 넷마블 오너이자 이사회 의장인 방준혁 의장이 코웨이 이사회 의장도 겸임하고 있는 이사회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방 의장은 코웨이의 최대주주인 넷마블을 통해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이사회 독립성 측면에서 이해 상충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모범 규준은 이렇게 최대주주 오너나 대표이사 등 회사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내이사가 불가피하게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경우 선임사외이사를 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를 대표해 이사회 운영을 조율하고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코웨이는 이러한 보완 장치도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주요 ESG평가기관 역시 공통적으로 ‘이사회 의장과 지배주주를 분리하거나 선임사외이사를 뒀는지’를 지배구조 평가기준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코웨이는 지난해 한국ESG기준원의 ESG통합평가에서 환경(E)과 사회(S)부문은 각각 A, A+등급을 받았지만, 지배구조(G) 부문은 B+ 등급에 그쳤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이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진 견제 기능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적절하다는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며 “의장 겸직은 독립성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거버넌스 전문가는 “대표이사나 오너가 의장을 겸직할 경우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구조가 형성돼 이해상충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웨이는 이번 주총에서 집중투표제와 전자주주총회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다만 이 안건들은 상법개정을 통해 의무화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선제적 개선이라기보다 제도 변화에 따른 수용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처럼 지배구조 관련 쟁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서 대표가 강조한 ‘기업가치 제고’ 전략 역시 이사회 독립성과 주주 환원 정책 개선과 맞물려 검증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서 대표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고 의사결정 체계를 선진화해 주주들이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한 거버넌스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