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수학자들이 미국에서 개최되는 2026년 국제수학자대회(ICM)에 반발해 보이콧을 선언하고 개최지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필즈상 메달(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국제수학연맹
31일(한국시간) 오후 1시 기준 불참 선언 및 개최지 변경을 요구하는 서명에는 익명 서명자 104명을 포함해 총 1932명의 수학자가 동참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대회가 미국에서 개최될 경우 참여하지 않겠다"라며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수학연맹(IMU)에 개최지 변경을 촉구했다.
이들은 "현재 미국 정부가 이민자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보여왔다"며 "학자를 포함해 누구든 입국이 거부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문제로 프랑스수학회는 이번 학회 불참을 결정했다고도 전했다.
또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한 인권 침해 사례를 언급하며 일부 외국인들이 구금 상태에서 사망하거나 기본적인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외모나 출신을 이유로 '이곳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될 수 있는 참가자들이 무차별적 괴롭힘이나 물리적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 정부가 비자 발급을 중단한 75개국 출신 수학자들이 설령 비자를 받는다 하더라도 그들이 안전하게 필라델피아를 방문해 학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보장할 수 있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연대가 불가능한 이유는 단지 미국 내 정책 때문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본적인 인류애를 무시하는 행위들 때문"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ICM 개최를 반대한 전례와 마찬가지로, 현재 미국 역시 개최국으로서 자격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미국이 ▲'마약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한 베네수엘라 지도자 납치 ▲카리브해 지역에서의 초법적 살해 지속▲ 팔레스타인에서 진행 중인 집단학살에 대한 지원 ▲쿠바에 대한 강압적 봉쇄로 인한 인도적 위기 초래 ▲이란에 대한 무모한 전쟁 수행(학교 폭격으로 어린이와 교사 다수 사망) ▲그린란드 식민지화 시도 등으로 국제적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는 ICM이 지향하는 학문적 연대의 가치와도 배치된다고 꼬집어 말했다.
이들은 "미국 정부 고위 인사(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가 특정 국가 국민에 대한 살해를 언급한 상황에서 해당 국가 출신 수학자들이 미국에서 열리는 ICM에서 연대감을 느끼기 어렵다"고 거듭 강조했다.
2026년 국제수학자대회(IMC)는 오는 7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릴 예정이다. 4년마다 열리는 국제수학자대회는 '수학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이 수여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학 학술대회다. 2022년 대회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핀란드 헬싱키에서 시상식만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