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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의 핵심 경쟁력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로도 꼽히는 '애플 의존도'가 문혁수 대표이사 사장 체제에서 오히려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한 문 사장은 기판과 전장부품을 LG이노텍의 미래 육성사업으로 점찍고 사업 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LG이노텍 오히려 높아진 애플 의존도, 문혁수 임기 마지막 해 '기판과 전장부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분수령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 ⓒLG이노텍

다만 임기 마지막 해에 접어든 2026년, 아직 고객사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문 사장은 기판 생산능력 확대, 자율주행 전장부품 기술력 확보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LG이노텍 사업보고서를 분석해보면 문 사장이 대표로 취임한 이후에도 주요 고객사인 애플 매출 비중이 소폭이나마 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LG이노텍은 사업보고서에서 주요 매출처로 연결기준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 고객에 관한 실적을 공개한다. 사업보고서상에서는 구체적 고객사의 이름을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단일 고객은 애플로 추정된다.

문 사장이 대표로 취임하기 이전인 2023년 LG이노텍 전체 매출에서 애플에 공급하는 카메라 모듈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79.6%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문 사장이 LG이노텍 수장에 오른 2024년 80.5%, 지난해 81.1%로 오히려 상승했다.

LG이노텍이 애플의 카메라 모듈 고사양화와 함께 그동안 광학솔루션 부문을 앞세워 가파른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전체 매출의 5분의 4에 이르는 '애플 의존도'를 탈피하는 것은 꾸준히 문 사장의 과제로 여겨졌다. 지난해 기준 LG이노텍은 전체 매출의 83.6%를 카메라 모듈 사업을 맡는 광학솔루션 부문에서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신용평가는 LG이노텍 평가보고서에서 "우수한 제품경쟁력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가전, 반도체, 자동차 등 분야에서 글로벌 상위 사업자인 고객사와 거래관계를 맺고 있어 사업기반이 안정적"이라며 "다만 북미 전략고객사(애플)에 관한 매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점, 전략고객사의 영업성과 및 전략에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점은 부담요인"이라고 짚었다.

문 사장 취임 이후 LG이노텍 매출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2년 연속 감소했다. 경쟁심화와 원가 부담 확대로 매출 비중이 압도적인 광학솔루션 부문의 수익성이 낮아진 것이 전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이다.

2023~2025년 광학솔루션 부문의 이익이 6631억 원, 5966억 원, 4822억 원으로 감소하자 LG이노텍의 연간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8308억 원, 7060억 원, 6650억 원으로 축소됐다.

LG이노텍 주요 제품의 1년 전과 비교한 가격변동률을 보면 2024년에는 10.7% 상승했지만 지난해에는 5.4% 하락했다. 게다가 LG이노텍 광학솔루션 부문의 주요 원재료 매입액은 2023년 13조6615억 원에서 지난해 15조6158억 원으로 14.3% 높아졌다.

문 사장은 LG이노텍의 고부가 반도체 기판 등 패키지솔루션 부문과 전자부품의 모빌리티솔루션 부문 사업 확장에 의지를 보여왔다. LG이노텍의 사업 비중을 보면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높여 경영 안정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문 사장은 취임 2년 차를 앞둔 2024년 말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통해 기판과 전장부품을 육성사업으로 지정하고 성과를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청사진을 그리기도 했다.

2023년 기준 기판 1조1천억 원, 전장부품 2조 원 등 3조1천억 원 수준의 육성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각각 3조 원과 5조 원, 모두 합쳐 8조 원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로 LG이노텍 대표로서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은 문 사장의 육성사업 확장 전략은 매출로 보면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기판 사업을 포함하는 패키지솔루션 부문은 점진적으로 매출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 모빌리티솔루션 부문은 외형 측면에서 역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 부문은 최근 3년 동안 매출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높여왔다. 이 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7200억 원, 비중 7.9%를 기록했다. 5세대(5G) 통신 확대, 모바일 기기 고성능화에 힘입어 주력 통신용 반도체 기판(RF-SiP)의 실적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대로 모빌리티솔루션 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8581억 원, 매출 비중 8.5%를 나타냈다. 두 수치 모두 최근 3년 동안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성장 둔화에 영향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문 사장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반도체 기판 사업에서 생산능력을 확충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갖추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23년 63.3%에 머물렀던 LG이노텍 반도체 기판 생산설비 가동률은 2025년에는 연간 80.8%까지 높아졌다. 게다가 최근에는 사실상 '풀가동'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해 문 사장은 23일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도체 기판은 '최대 생산능력'이 임박한 상황"이라며 "현재 생산능력의 약 2배 정도로 확대할 것"이라고 알렸다.

전장부품 사업에서는 '피지컬 AI' 자율주행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외부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센싱 솔루션'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라이다 기술 선도기업인 미국 아에바, 4차원(4D) 이미징 레이더 전문기업인 스마트레이더시스템과 협력관계를 맺은 데 이어 올해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분야 어플라이드인튜이션과 손잡고 실도로 주행 데이터를 확보할 준비를 마쳤다.

증권업계에서는 높은 이익창출력을 갖춘 패키지솔루션 부문에서 LG이노텍이 먼저 성과를 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 부문 영업이익은 2024년 708억 원에서 지난해 1289억 원으로 82.1% 급증했다.

김연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기판 사업은 사실상 풀가동에 근접했고 단순한 물량 증가를 넘어 고부가 중심으로 제품구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기판 사업부(패키지솔루션 부문)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상향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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