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은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되는 경구용 인슐린도 개발하고 있다. 이달 유럽 임상 1·2상 신청을 완료했다.
글로벌 인슐린 및 비만약 시장은 각각 40조 원, 150조 원 규모로 평가된다. 이 같은 가능성 때문에 삼천당제약은 최근 주식시장의 널뛰기 장세에도 폭발적인 오름세를 기록하며 코스닥 황제주로 뛰어올랐다.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힘써 온 이 회사 전인석 대표이사 사장의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인석 사장은 삼천당제약 오너인 윤대인 회장의 사위다.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이사 사장 ⓒ 삼천당제약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은 경구용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의 미국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 제품은 노보노디스크의 당뇨치료제 리벨서스 및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제네릭이다.
계약 상대방과 총 계약 규모 등 세부 사항은 파트너사 요청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이 계약으로 삼천당제약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1억 달러(약 1508억 원)를 확보했다.
계약기간은 제품 첫 판매일로부터 10년이며, 10년 경과 후 당사자 합의가 있는 경우 2년 단위로 갱신한다. 계약 구조는 제품 판매로 발생한 순이익을 분기별로 정산해 분배하는 시스템이다. 삼천당제약이 90%, 파트너사가 10%를 갖는다. 아울러 파트너사가 예상 매출(Sales forecasts)의 50%를 2년 연속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 삼천당제약은 계약을 해지하거나 계약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이번 계약은 지난 2월 유럽 계약에 연이은 것이다. 앞서 삼천당제약은 2월 유럽 11개국을 대상으로 하는 경구용 GLP-1 독점 라이선스 및 상업화 본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역시 계약 상대방 등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천당제약은 계약금 및 마일스톤 3천만 유로(약 508억 원)를 수령하고, 계약기간은 10년이지만 5년마다 자동 갱신한다. 순이익은 분기별로 정산해 분배하며 삼천당제약이 60%, 파트너사가 40%를 갖는다.
삼천당제약은 2025년 7월 노보노디스크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별도의 임상시험 없이 노보노디스크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국가에서 허가를 받으면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노보노디스크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 리벨서스와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주요 성분이다.
삼천당제약의 경구용 GLP-1 제네릭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제형으로 노보노디스크 오리지널 특허를 회피할 수 있어서다.
삼천당제약은 경구용 플랫폼 기술 ‘S-PASS’를 보유하고 있다. 원래 단백질이나 펩타이드 약물은 위장에서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기 쉬워 경구용으로 만들기 어렵고 주로 주사제를 통해 인체에 투여한다. 삼천당제약은 단백질·펩타이드 약을 먹는 알약으로 바꾸는 플랫폼을 자체 개발하고 이를 S-PASS라고 이름붙였다.
세마글루타이드 물질특허는 올해부터 2031년까지 국가별로 차례로 만료된다. 그런데 노보노디스크는 자체 흡수 촉진제인 ‘스낵(SNAC)’ 관련 제형 특허를 통해 2039년까지 리벨서스·위고비의 특허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삼천당제약은 S-PASS를 통해 SNAC 없이도(SNAC-Free) 세마글루타이드의 흡수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함으로써 노보노디스크의 제형 특허를 우회하는 데 성공했다. 삼천당제약 쪽은 노보노디스크의 특허가 유지되는 동안 제네릭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삼천당제약은 주사제로 투여하던 인슐린을 S‑PASS를 통해 전환한 경구용 인슐린도 개발하고 있다. 이달 유럽 임상시험 규정에 따른 임상 1·2상 시험계획 제출을 완료하면서 본격적인 임상 단계에 돌입했다.
인슐린 역시 위장의 소화효소에 분해되므로 주로 주사제로 인체에 투여하고 있다. 경구용 인슐린은 인슐린 주사 의존도가 높은 당뇨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른바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삼천당제약 외에도 여러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에 도전하고 있는데,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은 이스라엘 제약사 오라메드파마슈티컬스의 경구용 인슐린은 2023년 임상 3상에서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