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이 다시 ‘쇼핑의 격전지’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유통기업들이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핵심 거점으로 명동을 재조명하면서다.
명동은 단순 관광·쇼핑 중심지를 넘어 K콘텐츠 체험과 브랜드 경험을 결합한 공간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유통업계 전반에서는 명동을 글로벌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이러한 변화는 방한 외국인 관광 소비 증가 흐름과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
명동 거리에 위치한 K팝 굿즈샵 라인프렌즈 스퀘어 명동점 근처가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한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외국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2조5209억 원으로 전년보다 27.2% 증가했다. 지난 1월 누적 외국인 관광객 수도 126만5658명으로 전년 보다 13.3% 증가했다. 고나광객 증가와 함께 소비 지출도 동반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명동은 외국인 밀집도가 높은 대표 상권으로 꼽힌다. 명동 방문 외국인 수는 2022년 약 94만 명에서 2023년 977만2128명으로 10배 가까이 급증한 데 이어, 2024년 1287만5668명, 2025년 1527만5126명으로 각각 31.8%, 18.6%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유동 인구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글로벌 브랜드들의 명동 출점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2021년 명동점포 문을 닫았지만 올해 안으로 재오픈을 준비하고 것으로 파악됐다. 무신사는 지난 1월 ‘무신사 스토어 명동’을 열고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했다.
유통업계의 명동 상권 진출은 뷰티와 면세, 식품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지난 3월26일 초대형 매장 ‘센트럴 명동 타운’을 오픈하며 외국인 고객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명동 매장의 매출 중 약 95%가 외국인 고객에서 발생하고, 188개 국적의 고객이 방문할 정도로 글로벌 수요가 집중된 점을 반영한 전략이다.
롯데면세점은 명동본점 ‘스타에비뉴’를 몰입형 체험 공간 ‘스타리움’으로 리뉴얼하며 체류 시간을 늘리고 소비로 연결하는 전략을 강화했다. 삼양식품 역시 본사를 명동으로 이전하고 팝업과 체험공간을 결합해 브랜드를 알리는 ‘쇼룸’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명동이 다시 주목받는 배경에는 실제 매출 성과가 자리하고 있다. 코오롱FnC는 지난 1월 명동에 위치한 ‘코오롱스포츠 서울’ 플래그십 매장을 통해 2주 동안 1만5천명 방문객을 유지했으며, 이 가운데 외국인 매출 비중은 80%에 달한다.
무신사 역시 명동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약 55%에 달하고, 외국인 매출은 전년보다 90%, 같은 기간 중국인 고객 매출 비중은 48% 늘었다고 설명했다.
면세업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을 ‘K-트렌드 허브’로 육성하고 있는데, K팝 특화매장 ‘K-WAVE존’ 매출은 3월 들어 1월보다 120% 증가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도 외국인 고객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했다. 외국인 매출 비중은 25%까지 확대됐고, 최근 3년간 연평균 35%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전용 멤버십 카드 발급이 2만5천 건을 돌파하는 등 수요 확대가 확인되면서 즉시 환급 시스템 등 ‘원스톱 쇼핑’ 환경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