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을 통해 2016년 대선의 러시아 개입 의혹 수사를 지위했던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겸 특별검사의 죽음을 환영한다는 뜻을 표시했다. 이에 미국 민주당 의원들과 정치 평론가들은 "역겹다", "미쳤다"며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로버트 뮬러가 방금 죽었다. 좋다, 죽어서 기쁘다. 그는 더이상 무고한 사람들을 해칠 수 없다!"고 적었다. ⓒ 도널드 트럼프 트루스소셜
뮬러 전 국장의 유족들은 21일(현지시각) AP통신에 그가 20일 밤 8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미국의 뉴스 채널 MS NOW는 사정에 밝은 두 명의 제보자가 그의 파킨슨병 진단 사실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로버트 뮬러가 방금 죽었다. 좋다, 죽어서 기쁘다. 그는 더이상 무고한 사람들을 해칠 수 없다!"고 적었다. 유족 측이 "사생활을 존중해달라"고 당부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이었다.
수많은 민주당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이 게시물에 격렬하게 반응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전 미국 대통령들이 지켜온 품위를 짓밟는다고 그의 냉혹함을 규탄했다.
진보 성향의 정치 인플루언서 해리 시슨은 엑스(X, 옛 트위터)에 "찰리 커크의 죽음을 조롱하는 사람들에게 분노했던 모든 공화당원이 로버트 뮬러가 '죽어서 기쁘다'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을 즉각 규탄하길 바란다"며 "역겹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뮬러 전 국장은 '21세기 최고의 파멸적 거짓말'을 퍼뜨렸고 트럼프를 향한 '마녀사냥'을 벌인 쓰레기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고 있다. 반면 일부 보수 진영 인사들은 해당 게시물을 비판했다.
폭스 뉴스의 수석 정치 분석가 브릿 휴먼은 "이런 짓이 바로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단순히 반대하는 것을 넘어 혐오하게 만드는 행동이다"며 "굳이 입 밖으로 꺼낼 필요가 없는 말이었다"고 지적했다.
댄 골드먼 민주당 하원의원(뉴욕)은 SNS 추모 글에서 뮬러 전 국장을 '진정한 공직자'로 칭하며 "그럼에도 미국 대통령은 단지 뮬러가 2016년 대선을 훔치려던 트럼프의 시도를 폭로했다는 이유만으로 역겹게도 그의 죽음을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MSNBC 진행자인 메흐디 하산은 언론인 대다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비판 없이 단순 보도만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반응하는 것이 얼마나 미친 짓이고 부적절한 일인지 지적하는 목소리가 너무 적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서 "만약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다면 언론이 어떻게 반응했을지 상상해보라"고 덧붙였다.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은 1944년 미국 뉴욕주 맨해튼에서 태어나 2001년 FBI 국장으로 임명됐다. 임명 일주일 만에 9.11 테러가 터지면서 관련 수사를 총지휘했다.
2017년에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사건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에 임명돼 트럼프 대통령을 조사했으나 직접 증거를 찾지 못했다. 2019년에 연방 하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특검 보고서가 트럼프 대통령이 무죄임을 입증한 것이 아니다"고 증언해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
* 허프포스트코리아는 미국 허프포스트와 제휴를 통해 기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번역·정리 전주원 허프포스트코리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