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도 국민의 관심 밖에 있던 ‘헌법개정(개헌)’에 예상외로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19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6개 원내 정당 원내대표가 개헌안 발의에 합의하면서다.
다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개헌에 반대하고 있는 점이 관건이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반대표를 던진다면 개헌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6개 원내정당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연석회의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 연합뉴스
22일 정치권 동향을 종합하면 6월3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와 함께 개헌안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움직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애초 개헌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큰 이슈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1일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을 보장하는 내용 등이 담긴 국민투표법 개정안 수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이후 우원식 국회의장의 개헌 제안에 이재명 대통령이 화답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어 이번에 정당 6개(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가 행보를 함께하면서 개헌을 위한 로드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우원식 의장은 10일 6·3 지방선거 때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함께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개헌안에는 △계엄에 대한 국회의 통제권 강화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 △지역균형발전 정신 등을 담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국민적 공감대가 높게 형성된 사안을 우선 반영하는 ‘단계적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국무회의에서 우 의장의 제안에 찬성하면서 “부마항쟁 정신을 헌법 전문에 포함하자”는 제안을 추가했다.
이어 19일 우 의장과 원내 정당 6개는 개헌안 공동발의 논의를 시작하는 데 합의하고 30일 2차 연석회의를 열기로 했다.
◆ 개헌안 통과되려면 국힘에서 이탈표 10개 나와야
6월3일 지방선거에서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려면 4월7일까지 개헌안을 발의한 뒤 20일간의 공고기간을 거쳐 5월4~10일 사이에 국회 본회의 표결이 이뤄져야 한다.
개헌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재적의원 295명 중 최소 표결수는 197명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6개 원내 정당과 무소속 의원을 포함하면 187석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서 최소 10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국민의힘은 개헌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이번 지방선거와 동시 처리하는 데는 반대하고 있다. 졸속 추진이라는 명분 속에는 민주당이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사전 포석을 깔고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 계엄 통제권 강화가 포함된 것에 관해서도 ‘내란당’ 프레임을 씌우려 한다는 불만이 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헌안에 담기는 내용에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개헌 논의 참여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경태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당이어야 한다”면서 “개헌안 논의에 적극적으로 임하길 바란다”고 썼다.
김용태 의원도 같은 날 MBC 뉴스외전에서 “당론으로 (개헌안을) 반대하는 것이 당에 어떤 이득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 의장과 민주당 등은 2차 연석회의 때까지 국민의힘을 최대한 설득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