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를 앞두고 진옥동 회장의 연임 안건을 둘러싼 주요 주주와 의결권 자문기관들의 표심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과거 사모펀드 사태 당시의 징계 이력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지기로 한 반면, 세계적 의결권 자문사들은 진 회장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나란히 찬성을 권고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025년 12월4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개별 최종면접에 참석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연금, 라임사태 징계 이력 삼아 진옥동 연임 '반대' 결의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19일 제5차 위원회를 열고, 26일 예정된 신한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 안건 가운데 제4호 '진옥동 사내이사 후보 선임의 건'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진 회장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이던 2021년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전력을 문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2021년 4월22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라임사태와 관련해 신한금융지주에는 기관주의와 과태료를, 신한은행에는 영업 일부 정지 3개월과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당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게는 ‘주의’가,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는 ‘주의적 경고’ 조치가 각각 부과됐다.
국민연금은 이와 같은 징계 이력을 이유로 과거 진 회장의 최초 선임 당시에도 반대표를 행사한 바 있다.
다만 국민연금은 이번 주주총회의 나머지 안건인 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정관 변경의 건 등에 대해서는 모두 찬성하기로 했다.
◆ 글로벌 양대 자문사 ISS·글래스루이스는 '찬성' 권고, 내부통제 성과 주목
다만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 회장의 연임 가도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진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이례적으로 나란히 ‘찬성’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특히 2020년 이후 신한금융의 주요 안건마다 반대표를 던지며 날을 세웠던 ISS가 찬성 의견을 상세히 냈다는 점이 눈에 띈다. ISS는 2020년 채용 비리와 라임펀드 사태 등을 이유로 조용병 전 회장의 연임을 반대했으며, 2025년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과 관련된 모든 안건에도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주총을 앞두고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태도를 180도 바꿨다. ISS는 진 회장이 첫 임기 동안 이뤄낸 구조적 지배구조 개선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구체적으로 책무구조도 선제 도입,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 공식화, 소비자 보호 강화, 이사회 기반의 자본 정책 감독 등을 찬성의 핵심 근거로 꼽았다.
글래스루이스 역시 진 회장의 연임이 “주주 가치 제고에 부합한다”며 지지를 보냈다.
특히 신한금융이 선도적으로 추진해 온 밸류업 프로그램과 적극적 주주 환원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해당 정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을 위해 진 회장의 연임이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올해 2월 주당 880원의 결산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자사주 취득 1조2500억 원을 포함해 2025년에만 총 2조5천억 원을 주주에게 돌려주며 주주환원율 50%를 넘겼다. 또한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감액배당 안건도 이번 주총에 상정하기로 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동시에 찬성을 권고함에 따라 외국인 주주들의 표심도 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신한금융지주의 지분은 외국인 주주가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