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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밍 언어를 몰라도 인공지능(AI)과 대화하며 누구나 쉽게 코딩을 할 수 있는 '바이브 코딩'이 프로그래밍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이 주최한 코딩 대회에서 변호사가 전문 개발자를 누르고 1위에 오르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자칫 AI가 기존 전문가의 일자리를 빼앗는 '암울한 미래'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허프 트렌드] 프로그래밍 언어 불필요한 '바이브 코딩' 급부상 : 변호사가 코딩 고수로 뜨고 개발자는 음식점 알바 신세
앤트로픽이 지난 2월10일부터 일주일 간 개최한 코딩 대회의 우승 작품. 비개발자 출신 마이크 브라운이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cerebralvalley 홈페이지

19일 딜로이트 등 컨설팅 업계 움직임을 종합하면, AI 도입으로 대규모 소프트웨어 개발팀은 소수 정예 체제로 개편되고 신입 개발자의 일자리는 감소될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딜로이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AI가 IT산업 전반에 걸쳐 생산성 향상을 이끌면서 신입 소프트웨어 개발자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며 "AI 도구로 협업과 멘토링 방식이 재편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실제 해커톤(해킹+마라톤의 합성어) 등 개발자 경진대회에서 AI를 활용한 비개발자들의 약진하고 있다.

엔트로픽이 지난달 10~17일 개최한 코딩 대회 'Built with Opus 4.6: a Claude Code hackathon' 수상자 중 절반 이상이 비개발자 출신이었다. 이 대회엔 총 1만3천 명이 지원해 500명이 선발됐으며, 최종적으로 5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중 3명이 비개발자 출신이었다.

이번 클로드 해커톤 대회는 AI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를 활용해 프로그램 개발 역량을 겨루는 대회였다. 클로드 코드는 개발자가 자연어로 지시하면 AI가 자동으로 코드를 생성하는 '바이브 코딩'을 지원하는 도구다.

[허프 트렌드] 프로그래밍 언어 불필요한 '바이브 코딩' 급부상 : 변호사가 코딩 고수로 뜨고 개발자는 음식점 알바 신세
엔트로픽이 올해 2월10~17일 개최한 코딩 대회 'Built with Opus 4.6: a Claude Code hackathon'의 은상, 동상 수상작. ⓒcerebralvalley 홈페이지

특히 이 대회 금상은 캘리포니아 변호사인 마이크 브라운이 차지했다. 브라운 변호사는 캘리포니아주 건축 도면 허가 신청을 돕는 AI 도구 '크로스빔'을 만들었다. '크로스빔'은 계약자가 건축 도면 등을 업로드하면 캘리포니아 법률 등을 참조해 반려 사유를 짚어준다. 이로써 주택사업자가 주정부에 제출하는 서류의 통과율을 높였다.  

은상은 블록 기반 시각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를 만든 존 맥비에게, 동상은 현직 심장내과 전문의로 의료 비서 AI를 만든 미할 네도시트코에게 돌아갔다. 이번 앤트로픽 해커톤 대회는 비개발자가 개발자를 넘어서는 코딩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 바이브 코딩, 누가 왜 언제 시작했는가?

'바이브 코딩'이라는 용어는 전 테슬라 AI 디렉터이자 오픈AI 공동 창립자인 안드레이 카르파티가 처음으로 명명했다. 카르파티는 지난해 2월 자신의 SNS에 "이제 더 이상 코드를 직접 한 줄 한 줄 쓰지 않고 그저 '바이브'를 전달하며 코딩한다"고 적었다. 

이후 바이브 코딩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며 AI 코딩 시장 규모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AI 코딩 도구 시장은 2023년 48억6천만 달러(약 7조2180억 원)에서 2030년 260억 달러(약 38조6152억 원)로 연평균 약 27%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경제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브 코딩과 관련해 "바이브 코딩은 혁신이다"라며 "지금보다 훨씬 더 큰 브레인 파워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리스 체르니 앤트로픽 클로드 코드 총괄은 "올해 말이면 AI가 모든 사람의 코딩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다"라며 개발자 중심의 프로그래밍 생태계가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 AI 코딩의 명과 암, '주니어 개발자'는 어디로 내몰리는가

특히 체르니 총괄은 "올해 말이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는 직함이 사라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대학교를 갓 졸업한 주니어 개발자들은 AI로 인해 취업 문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허프 트렌드] 프로그래밍 언어 불필요한 '바이브 코딩' 급부상 : 변호사가 코딩 고수로 뜨고 개발자는 음식점 알바 신세
틱톡커 마나시 미스라. ⓒkhuhlina 틱톡

틱톡커 마나시 미스라는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 명문대) 퍼듀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관련 업계로부터 단 한 건의 입사 제안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내게 연락해온 곳은 치폴레(미국 멕시칸 프랜차이즈)뿐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3~4년 전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은 대형 IT 기업의 제안을 거절하기 바빴다"며 "이제 졸업한 학생들은 어디든 일단 들어가려고 애를 쓰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 주니어 개발자를 중심으로 고용 한파가 심화됐다.

미국 최대 급여 처리 기업 ADP의 분석결과, 컴퓨터 개발자 고용은 2023년부터 2025년 사이 27.5% 감소해 1980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스탠퍼드대 디지털경제연구소는 22~25세 소프트웨어 개발자 감소 폭이 약 20%에 달했다고 보고했다.

◆ "오직 인간의 상상력만이 한계가 될 것"

일각에선 이와 같은 현상이 이미 예견돼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세계의 유망 기업 CEO들이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코딩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얘기해왔기 때문이다.  

AI 시대에 가장 각광받는 기업으로 떠오른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도 일찍이 '프로그래밍의 범용화'를 언급한 적이 있다. 

[허프 트렌드] 프로그래밍 언어 불필요한 '바이브 코딩' 급부상 : 변호사가 코딩 고수로 뜨고 개발자는 음식점 알바 신세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CES 2026 라이브에서 AI 가속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그는 2024년 2월 두바이 세계정부정상회의에서 "더 이상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2024년 2월 두바이 세계정부정상회의에서 "더 이상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칠 필요가 없다"며 "이미 세계 모든 이가 프로그래머가 됐기에 더 이상 프로그램 언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안드레이 카르파티는 바이브 코딩을 언급하기도 전인 2023년 1월 자신의 SNS에 "가장 인기 있는 새 프로그래밍 언어는 영어다"라고 적었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는 2024년 스탠퍼드대학교 강연 중 "AI는 프로그래밍의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이며 이제 문제는 '어떻게 코딩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 것인가'로 옮겨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술적인 장벽은 사라지고 오직 인간의 상상력만이 한계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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