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사태 등으로 요동치는 현재의 금융 상황을 오히려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위한 최적기로 지목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주식 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정부의 과제와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과장된 지정학적 리스크와 지배구조 병폐,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
이날 이 대통령은 국내 증시가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배경을 네 가지로 진단했다. 기업 경영권 남용 등 지배구조 문제, 시장 내 불공정 행위,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 그리고 한반도 특유의 지정학적 위협이 그것이다.
이 대통령은 남북 긴장 상태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감은 정치권에 의해 필요 이상으로 부풀려진 측면이 크다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정치권이 악용하면서 (남북 관계와 관련해) 불안감을 증폭시킨 면이 있다"라며 "우리 대한민국의 방위력은 세계적 수준이고 경제력도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압도적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보면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유의 재벌 체제에서 비롯된 경영권 남용 역시 투자 심리를 꺾는 고질적 병폐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주식이 언제 알맹이만 쏙 빠지는 경험을 할지 모르니 당연히 투자를 망설이게 된다"라며 "지배권 남용이나 경영권 남용이 첫 번째 문제"라고 말했다.
◆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불공정 행위 향한 칼 빼든 정부
주식 시장을 교란하는 불법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한 고강도 대책도 예고됐다. 이 대통령은 시장의 투명성을 해치는 주가조작 범죄에 대해 '패가망신'이라는 강력한 표현을 거듭 사용하며 엄단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 패가망신 이야기를 제가 자주 하는데 (주가조작을) 꿈도 꿀 수 없게 해야한다"라며 "주가조작에 동원된 원금까지 몰수하는 방안을 실제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내부자의 제보를 유도하기 위한 자진신고자 감면(리니언시) 제도를 도입하고, 적발 금액의 최대 30%를 포상금으로 내거는 등의 근절책을 제시했다.
◆ 자본시장 활성화로 부동산 쏠림 현상 푼다, 결제 시스템 개선도 도마 위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에 온기가 돌아야만 국가 경제와 산업이 도약할 수 있다고 짚으며, 이를 통해 비정상적으로 팽창한 부동산 시장의 자금 집중 현상도 함께 해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생산적 영역으로 자금이 흘러가야만 수도권 집값 불안과 기업 생산성 저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낡은 시장 시스템의 세부적 개선안도 화두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박용진 규제합리화부위원장이 왜 오늘 주식을 팔았는데 돈을 이틀 후에 주냐고 이야기하더라"라며 "이 사안도 검토하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들과 주요 상장사 대표, 기관 및 개인 투자자 등 4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 자격으로 참석한 방송인 장동민 씨는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가짜 뉴스가 개인 투자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토로했다.
장 씨는 "가짜뉴스를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개인투자자들은 알 수 있는 길이 없어 혼자 유튜브 보다가 이렇구나 하는 것이 많다"라며 "정부와 전문가들이 앞장서서 시장의 비전과 관련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