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대주주 연합인 영풍·MBK파트너스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비판에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액면분할이나 집행임원제 도입 자체에 대한 찬성 입장은 변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당시 임시주주총회 안건에 반대한 것은 의결권 제한 상황에서 표결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기 위한 선택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왼쪽부터)고려아연과 영풍그룹의 CI. ⓒ연합뉴스
영풍·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은 8일 “최 회장 측이 ‘가처분 신청 안건을 다시 올리는 것은 입장 변경’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액면분할과 집행임원제 도입 등 주요 안건에 대한 입장은 일관되게 유지해왔다”고 밝혔다.
영풍·MBK는 입장문에서 지난해 임시주총에서는 상황 때문에 자신들이 제안했던 안건에도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의결권이 박탈된 상태에서 안건에 찬성할 경우 위법한 의결권 제한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며 “부득이하게 임시주총 대부분 안건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정기주총에서 동일 취지의 안건을 다시 제출한 것은 “정상적 절차 아래에서 주주 의사를 다시 묻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측이 이를 입장 변화로 해석하는 것은 논점을 흐리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고려아연 경영진이 ‘액면분할 안건은 효력정지 가처분 때문에 재가결되더라도 실행에 제약이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영풍·MBK는 “가처분으로 효력이 정지됐던 다른 정관 변경 안건들은 이후 정기주총에서 재상정돼 가결됐다”며 “액면분할만 다시 상정되지 않은 것은 현 경영진이 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주주총회는 단순한 안건 표결을 넘어 이사회와 현 경영진의 책임 구조를 재정립하는 자리”라며 “지배구조 원칙이 바로 서야 기업가치도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지난해 임시주주총회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있다. 영풍·MBK 측은 지난해 1월 임시주총 직전 고려아연이 상호주 구조를 형성해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면서 주총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임시주총에서 영풍과 MBK는 대부분의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여기에는 자신들이 제안했던 집행임원제 도입과 고려아연이 제안한 액면분할 등의 안건이 포함돼있었다. 고려아연이 영풍·MBK의 의결권을 제안한 것에 항의하기 위한 의사표시였다.
그 뒤 법원은 의결권 제한이 위법하다고 판단해 임시주총에서 통과된 다수 안건의 효력을 정지했다. 이에 따라 가결된 의안 가운데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외한 나머지 의안은 모두 효력을 잃게 됐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있다.
이후 올해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영풍·MBK는 이사 6명 선임과 집행위원제 도입, 10대1 액면분할, 임의적립금의 미처분이익잉여금 전환, 신주 발행 시 이사의 총 주주 충실 의무 명문화, 이사회 의장의 주주총회 의장 선임 등의 안건을 주주제안으로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