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대구·경북(TK) 행정 통합 무산을 두고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 반대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TK 통합 특별법안 의결이 보류됐는데, 정작 송언석 원내대표는 자신은 반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국민의힘 소속 TK 지역 의원들은 TK 통합 특별법안의 법사위 재상정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한쪽에선 막고, 다른 쪽에선 해달라고 서로 싸우는 ‘자중지란’에 빠진 셈이다.
국민의힘이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안 보류를 두고 자중지란에 빠졌다. 사진은 국민의힘과 경상북도가 지난 1월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연 대구경북통합 간담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들 모습. ⓒ연합뉴스
25일 국민의힘 안팎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대구·경북 행정통합 무산’을 놓고 책임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국회 법사위에서 전날 TK 통합 특별법안이 의결되지 못한 것이 발단이 됐다.
TK 통합에 찬성하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당 지도부 가운데 누가 반대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자 송언석 원내대표가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법안 부칙에 넣어달라고 했을 뿐이라며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현재 국민의힘 소속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많은 TK 지역구 의원들은 통합에 찬성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절대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는 대구시의회가 23일 행정통합 반대 성명을 내면서 특별법안 보류에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대구시의회가 특별법안 의결을 하루 앞두고 갑작스럽게 반대 성명을 발표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소속 대구 지역구 의원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돌았다.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이 법안 처리 보류 배경에 관해 “대구·경북도 대구시의회가 반대 입장을 낸 것으로 안다”며 “지역 상황에 대한 의견을 더 듣고 추후 논의하겠다. 국민의힘이 의견을 주면 좋은데 회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핵심 지지기반인 TK 지역 통합 무산 책임론이 불거지자 재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해지면서 부랴부랴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다.
대구시장에 도전하는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려면 대구·경북이 분리돼 있는 상태에서는 어떤 해결책도 없다”며 “(TK 통합은) 생존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어 “만약에 이번에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않고 미뤄지면 아마도 하세월일 것”이라며 “답답하고 화가 나서 진정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국민의힘이 소수당인 상황에서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지방선거 이후 TK 통합을 실현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결국 26일 대구·경북 지역구 의원들을 대상으로 통합 찬반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대구·경북 지역구 의원은 모두 25명인데 대구 12명, 경북 13명이다. 만일 국민의힘이 TK 행정 통합 재추진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지방선거 이전에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민주당도 재논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만약 지금이라도 국민의힘에서 행정통합에 대한 추가 논의, 합의 의지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논의에 나설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