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가 스마트워치 시장에 도전장을 4년 만에 다시 내밀 것으로 보인다. 저커버그의 재도전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제품 경쟁이 아니라, 누가 AI 시대에 신체 데이터 플랫폼을 선점하는지를 둘러싼 싸움이기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22일 IT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 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메타는 내부적으로 코드명 ‘말리부2’라는 이름 아래 스마트워치 사업에 재도전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메타는 앞서 2021년 초부터 스마트워치 개발을 공식적으로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코드명 ‘밀란’으로 불린 기기를 개발했으나, 2022년 11월 대규모 구조조정 속에서 전체 직원의 13%인 1만1천 명을 감원하면서 스마트워치 프로젝트를 전면 폐기했다.
메타가 이번에 스마트워치 사업을 다시 검토하는 배경에는 AI 시대 데이터 중요성이 부각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저커버그 최고경영자는 AI가 학습할 원천 데이터(Raw Data)가 있어야 디바이스를 판매할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워치로 수집한 생체 데이터를 메타의 인공지능 서비스와 연동하면 사용자에게 맞춤형 추천과 건강관리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타는 단순한 알림 기기를 넘어서 건강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인공지능을 통해 해석해 조언하는 디바이스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저커버그 최고경영자는 메타가 준비하는 스마트워치에 심박수와 활동량 등 기본 건강추적 기능뿐만 아니라 메타의 인공지능 기반 음성비서를 탑재해 일정관리, 메시지 응답, 정보검색 등을 음성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메타는 앞서 지난해 말 중국계 인공지능 기업 마누스를 인수해 인공지능 역량을 끌어올린 바 있다. 메타가 인수한 마누스는 AI가 인터넷 브라우저나 오피스 프로그램을 직접 조작해 자료를 수집하고 문서를 작성하는 '범용 AI 에이전트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구체적으로 마누스AI는 디지털 도구를 직접 다룰 수 있어 사용자가 기기를 종료하더라도 클라우드 상에서 작업을 마무리 짓고 결과물을 전송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이런 기술이 스마트기기와 접목되면 사용자는 보다 손쉽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잠재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저커버그 최고경영자는 그동안 인공지능을 메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에 이식하는 전략을 구상해왔는데, 이를 빠르게 실현하기 위해서는 디바이스의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본 것으로 읽힌다.
메타는 스마트워치뿐 아니라 증강현실(AR)과 혼합현실(MR)을 다루는 스마트안경도 개발해왔다. 메타는 4종의 스마트안경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에는 디스플레이가 내장된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 신형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1세대 모델은 지난해 미국에서 799달러에 판매를 시작한 바 있다. 메타의 스마트안경은 전례 없는 수요와 재고 부족을 겪어 글로벌 출시를 일시 중단해야 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스마트안경과 스마트워치가 함께 판매되면 메타가 벌이는 인공지능 사업과 시너지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이미 2025년 9월 근전도(EMG) 기술로 손목에서 근육신호를 읽어 스마트안경을 제어하는 밴드를 출시한 바 있다. 메타가 스마트워치 개발까지 마무리 지으면 스마트 기기 생태계가 더욱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