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간 지 6일째를 맞았다. 그러나 신천지의 조직적 국민의힘 당원 가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교유착의 실체를 밝히자'는 장 대표 단식의 명분이 힘을 잃어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 로텐더홀 단식 농성장에서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장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에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엿새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정치권 안팎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단식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의 통일교 특검법안 논의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2+2 회동을 갖고 통일교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안에 대한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번 특검은 정교유착의 뿌리를 뽑는 데 있다며 통일교뿐 아니라 신천지 등도 수사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신천지는 통일교 특검 수사대상에서 제외하고 김건희특검의 여권 정치인 수사 봐주기 의혹을 수사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원내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특정 종교세력이 정당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통일교와 신천지를 한꺼번에 특검하자는 것을 국민의힘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송 원내대표는 “당초 통일교 특검을 주장했을 때 갑자기 신천지를 들고 나오며 물타기를 시도했다”고 반박하면서 신천지 특검을 별도로 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통일교 특검에 신천지를 포함시키면 국민의힘에 치우친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천지 내부 문건과 증언을 토대로 국민의힘에 신천지 신도들이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에 조직적으로 당원 가입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한겨레는 19일 신천지가 2023년 경기도 고양시 내 종교시설 설치가 무산되자 교단 차원에서 신도들의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지시하고 이미 국민의힘에 당원으로 가입한 신도들의 주소도 고양시로 변경하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또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시기에도 신천지 신도들이 대거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한 정황도 있다고 밝혔다.
JTBC는 같은 날 오후 신천지가 2021년에 집단적으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했으며 2023년에는 '회비는 꼭 자동이체할 것', '대납 절대 안 됨', '신용불량자는 안된다' 등 당비를 내야 한다는 지침을 통해 국민의힘 책임당원 만들기에도 집중했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이날 신천지 교주 이만희씨의 최측근 경호조직인 ‘일곱사자’ 출신 제보자의 진술을 토대로 신천지가 제22대 총선을 앞둔 2023년 7~8월 사이에 조직적으로 국민의힘 당원가입 활동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종교단체인 신천지가 특정 정당에 조직적 가입을 시도했다는 정황은 정당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사안이다. 여당이 통일교 특검을 하겠다는 입장임을 고려하면 장 대표가 유독 신천지에만 물타기라며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통일교 특검 관철을 위한 단식’이라 명분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19일 MBC뉴스외전에서 “국민의힘이 내건 걸 민주당이 받았고 통일교 특검도 하고 신천지 특검도 하자고 한 거 아닌가”라며 “그러면 국민의힘이 고맙다고 나와야하는데 신천지하고 국민의힘 사이에 뭐가 있기 때문에 끝까지 반대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의 단식이 시작된 시점이 한동훈 전 대표의 징계 보류와 맞물려 있어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내부용 단식’이 아니냐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장 대표가 신천지에 대한 방어적 입장을 취할수록 단식 명분은 더욱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