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 전시 인권 침해 비판에 대해 나경원 의원이 '가짜뉴스'라며 맹공을 퍼붓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1973년 박정희 정권의 실용 외교 사례를 근거로 제시하며 이 대통령의 행보를 국익 중심의 '실리 외교'라고 평가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왼쪽),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조 대표는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과거 박정희 정권의 외교 사례를 언급하며 "1973년 박정희 정권은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비판 입장을 공표한 바 있다"며 "그 배경에는 국익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이와 함께 1973년 12월17일 자 '동아일보'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1973년 12월 당시는 제4차 중동전쟁 여파로 전 세계적인 1차 오일쇼크가 발생했던 시기다. 아랍 석유 수출국 기구가 이스라엘 지지국에 대해 석유 수출을 제한하는 석유의 무기화 전략을 펼치자 국제유가가 폭등했다. 박정희 정권은 한국의 경제적 파국을 막기 위해 실리 외교 차원에서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를테면 에너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기존의 친이스라엘 정책에서 벗어나 아랍권에 우호적인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실제 당시 동아일보는 1면 머리 기사를 통해 "정부, 중동 정책 대전환"이라 의미를 부였다.
보수 정권의 상징인 박정희 대통령조차 무조건적인 친이스라엘이 아니라 석유와 경제라는 실리적 국익을 위해 이스라엘을 강력히 비판하는 결단을 내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조 대표는 이를 근거로 "현재 보수 우파를 자처하며 무조건 친이스라엘, 반아랍 입장을 강변하는 이들은 당시 박정희 정권 담당자들보다 못한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 1973년 12월17일자 동아일보 기사를 올렸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페이스북
이어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우리 외교관들이 현지를 지키는 이유 역시 국익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이 진행되면서 많은 대사관이 이란을 떠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이란 한국대사관이 철수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이유도 국익 때문"이라며 "주이란 대사관의 잔류 역시 휴전과 종전 이후를 바라보는 이 대통령의 뜻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또한 이 대통령의 대외 메시지에 대해 "이스라엘의 레바논 폭격에 대한 이 대통령의 공개적 비판은 국제인권법 차원에서 타당할 뿐만 아니라 냉정한 국제정치 속 국익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국제사회에서 도덕적 명분과 국가적 이익을 동시에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여권 일각에서 나온 우려를 두고도 "이 대통령이 우발적으로 엑스(X)에 글을 올렸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비판하는 인사들은 나이브하다"며 "한 나라의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은 이렇게 확보되는 법"이라고 역설했다.
앞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일, 이 대통령이 SNS에 공유한 이스라엘군 관련 동영상을 두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가짜뉴스 망언으로 팩트폭격을 당하고도 사과는커녕, 우기기로 일관하는 모습이 참담하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인가? 가짜뉴스 사이버 렉카인가?"라고 맹비난했다.
또한 "'죄도 끝까지 우기면 지울 수 있다'는 식의 우기기 버릇이 국제사회에서도 통할 거라 착각하는가"라며 "습관을 넘어 병이다. 국격을 밑바닥까지 추락시키는 부끄러운 SNS망언을 당장 멈추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논란의 발단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아동을 건물 지붕에서 떨어뜨렸다는 의혹이 담긴 영상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엑스(X)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이게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알아봐야겠다"며 "우리가 문제 삼는 위안부 강제, 유태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해당 동영상은 2024년 9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실제 벌어진 일을 촬영한 것으로, 미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의 규탄이 뒤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이스라엘 외무부가 지난 12일 엑스(X)를 통해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추모일 전야에 유대인 학살을 경시하는 발언을 포함한 이 대통령의 언급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항의하자, 이 대통령은 다시 "끊임없는 반인권적 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들의 지적을 한 번쯤은 되돌아볼 만도 한데 실망"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하며 외교적 설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