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헤쳐나갈 무기로 그룹의 정체성인 '회복탄력성'과 '유연성'을 들었다.
40조 원에 가까운 미국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만의 역량을 토대로 로보틱스, 수소 에너지 등 미래 성장산업에서도 글로벌 주요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정 회장은 13일 미국 온라인매체 세마포와 인터뷰에서 미국에 260억 달러(약 38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과감한 결정을 내린 이유를 묻는 질문에 "미국은 현대차그룹의 핵심 전략 시장"이라며 "국내외 역동적 변화는 헤쳐나가야 할 숙제지만 현대차그룹의 DNA이기도 한 회복탄력성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이를 해결할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미국에 26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지니고 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뒤 40여 년 동안 투자한 205억 달러가 넘는 규모를 단 4년 만에 투자하겠다는 공격적 행보다.
로보틱스와 수소 에너지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청사진에서 로보틱스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묻는 질문에 "로보틱스와 '피지컬 인공지능(AI)'은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그 이상으로 진화하기 위한 핵심 동력"이라며 "우리의 비전은 첨단 AI를 기반으로 인간과 협업 로봇이 파트너가 되는 시대를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연구개발(R&D), 소프트웨어, AI, 디자인, 첨단제조 역량을 총동원해 다음 시대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며 "혁신과 실제 현장을 연결함으로써 로보틱스·AI와 인간이 협력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고 이를 통해 모빌리티 이상의 영역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올해 1월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박람회 CES 2026에서 내놨던 '인간 중심의 AI 로보틱스 전략'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제조 공정에 투입하고 2030년까지 연간 최대 3만 대의 아틀라스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회장은 수소 에너지를 향한 투자를 전략적이라고 보는 질문에는 "에너지 안보가 점점 더 중요한 화두가 되는 상황에서 수소를 세계 에너지 문제의 강력한 해결책으로 보고 있다"며 "수소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우리 장기 비전의 핵심 축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수소가 모든 지구적 청정 에너지 전환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우리는 '선택의 다양성'을 구축하고 있는데 수소는 전기자동차를 보완하는 청정 기술로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정 회장은 세계 16개 제조시설과 200여 개국의 판매망을 기반으로 완성차 생산에서 글로벌 확장과 현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