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를 제치고 처방 1위에 오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마운자로 처방건수는 9만7344건으로 그간 1위를 지켜오던 위고비 처방 건수(7만1333건)를 앞질렀다.
마운자로 출시 넉 달 만의 성과다. 한국릴리는 지난해 8월 저용량 2.5㎎과 5㎎을 처음 출시했고, 9월 이후 7.5㎎과 10㎎을 차례로 내놓았다.
특히 마운자로 처방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반면 위고비 처방 건수는 두 달 연속 감소해, 마운자로가 승기를 잡은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마운자로가 위고비에 앞서는 이유로는 더 나은 체중감소율이 꼽힌다.
실제 임상에서 마운자로는 72주 동안 약 21%의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 68~72주 임상에서 약 15% 감량 효과를 보인 위고비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크다.
이는 약물의 작용 기전 차이에서 기인한다.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에만 작용하는 반면, 마운자로의 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는 GLP-1뿐만 아니라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자극 폴리펩타이드) 수용체에도 동시에 작용한다.
이 때문에 마운자로는 식욕을 억제해 포만감을 주는 위고비의 효과에 더해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는 작용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원래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됐던 만큼 혈당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위고비의 장점도 분명하다. 마운자로에 견줘 시장에 일찍 출시된 만큼 장기간의 처방 및 안전성 데이터가 축적돼 있어 부작용 우려가 적다. 특히 비만 환자의 심혈관 질환이나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검증돼, 고위험 비만환자에게 유리하다.
가격도 위고비가 더 저렴하다. 초기 저용량 제품의 경우 위고비는 22만 원대, 마운자로는 28만 원대에서 출발한다.
위고비는 환자들이 꺼리는 주사제 대신 알약이라는 옵션도 가지고 있다. 이달 미국에서 출시됐다. 국내엔 아직 출시 전이다.
한편 비만치료제가 인기를 끌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비만 환자들의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미화 의원은 “비만이 초래하는 각종 질병에 대한 예방적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제한적으로라도 비만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 검토가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