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에 학생들이 수업 중이라는 안내문이 놓여 있다. ⓒ 연합뉴스
최근 한 의대생이 가정폭력을 이유로 자기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별다른 ‘폭력’ 혐의를 발견 못해 사건을 종결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묻지마 의대’를 외치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한 경찰서에 “아버지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출동해보니 20대 남성 A씨와 그의 아버지가 다투고 있었다. A씨는 자신이 녹음한 부친과의 대화를 경찰에게 들려주며 가정폭력을 주장했다.
녹음파일에는 “수십 년을 키워줬는데 가족과는 상의 한마디 없이 이게 무슨 짓이냐”고 야단치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담겼다. 욕설과 폭행 등의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상황은 이랬다. A씨는 의사인 아버지의 강압에 못이겨 의대에 진학했지만, 결국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스스로 자퇴서를 제출했다.
A씨는 아버지와의 분리 조치를 경찰에 요청했지만, 결국 경찰은 가정폭력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현장에서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교육부가 올해 전국 39개 의과대학 신입생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체 4641명 중 N수생 비율은 58.3%(2705명)이었다. 이는 2024년 전체 3163명 중 54.4%(1722명)이었던 것에 견줘 늘어난 것이다.
무조건 의대에 진학하겠다는 ‘묻지마 의대’ 지원 추세의 증가와, 수능의 영향력이 큰 의대 입시의 특성상 수능 준비에 올인할 수 있는 N수생의 강점이 겹쳐진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종로학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의대를 다니다가 자퇴 등으로 중도 이탈한 학생 수는 386명이나 됐다. 이는 전년(201명)보다 거의 두 배로 늘어난 숫자다.
이는 ‘의대 광풍’ 이면에 본인의 의사에 반해 의대에 진학하는 수험생들도 적지 않다는 근거가 된다. A씨 사건을 두고도 교육계에서는 ‘묻지마 의대’ 현상의 한 단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가장 안정적 진로는 의사 같은 전문직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공고해진 결과”라며 “특히 가족이 의사인 경우에는 이 같은 생각이 세대를 넘어 전파되며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