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우인성)는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공천개입 사건)·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건진법사 알선수재·청탁사건)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씨의 3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다소 흐트러지게 머리를 묶은 김건희 씨는 남색 코트를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천천히 법정에 들어섰다.
증인석에는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섰다. 김건희 씨와 명태균 씨가 법정에서 마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김건희 씨 측은 지난달 열린 첫 공판에서 “여론조사와 관련해 명태균 씨와 별도로 계약 관계를 체결하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라며 공천 개입 혐의를 부인했었다.
회색 양복 차림으로 법정에 선 명태균 씨는 김건희 씨를 향해 “나를 구속시킨 사람”이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재판을 앞두고 JTBC 측에 “왜 작년에 나를 구속시켰는지 묻고 싶다”라고 했던 명태균 씨는 이날 “무슨 감정이 좋겠냐”라고도 했다. 이 말에 반응하지 않고 재판 내내 명태균 씨를 외면하던 김건희 씨는 두 사람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증거로 제시되자 잠시 명 씨 쪽을 쳐다봤다.
김건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명태균. ⓒ뉴스1
명태균 씨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김건희 씨에게 ‘2억 7천만 원’ 상당 여론조사를 총 58회 제공했다는 공소사실도 부인했다. 명태균 씨는 “14건에 불과하고, 비공표 여론조사는 그중 4건이었다”라며 “이미 고검에서 다 확인했는데, 왜 사기 치냐”라고 고성을 질렀다. 특검팀이 제시한 강혜경 씨와의 통화 녹취에 대해서는 “잘라서 하지 말라”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재판부는 “발언 기회를 줄 테니 조용히 하라”라고 제지했지만, 명태균 씨는 “1년 동안 제 인생이 망가졌다. 검찰이 한 가정을 도륙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공표용 여론조사는 의뢰를 받은 것이냐는 질문에 명태균 씨는 “의뢰 없이 걱정돼서 제가 한 것”이라고 답했다. 검찰 조사에서도 대의 때문이라고 진술했다는 명 씨는 “제가 보수 성향이었는데, 문재인 정부가 잘못된 것 같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싶었다. 저를 인정해 줬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여론조사 내용을 김건희 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보낸 이유를 묻자 명태균 씨는 “관심이 있고 지지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2021년 6월 김건희 씨에게 보낸 “여론조사는 걱정하지 말라”라는 메시지를 두고는 “그때 윤석열 지지율이 가장 높았지 않나. 높게 나오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 뭐라고 하겠나”라고 되레 반문했다.
명태균 씨의 증언이 오후 4시께 시작된 가운데, 김건희 씨는 이날 저녁 6시 10분쯤 건강 이상을 호소하면서 먼저 법정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