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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Getty Images/iStockphoto

당신은 페미니스트입니까? 최근에 뉴욕 타임스가 이 질문을 1면 뉴스에서 제기했을 때, 일부 젊은 여성들은 그 질문의 뜻조차 이해하지 못해 당혹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이것을 본 나이 든 여성들은 젠더의 전쟁에서 힘겹게 싸워 얻은 승리가 고마운 줄 모르는 세대에 대해 통탄했고, 이런 젊은 배반자들은 지옥에 갈 거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 젊은 여성들이 옳다. 페미니스트라는 말을 거부하는 그들을 비난할 게 아니라, 이 단어의 초라한 한계를 인식해야 한다.

나는 1980년대부터 페미니스트라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하는 질문을 던져왔고, 당시 내가 일했던 빌리지 보이스에 이런 생각을 처음으로 글로 썼다. 내 페미니스트적 사고를 형성한 대학 교수가 진보적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받게 되었기 때문에 이 질문이 급박하게 느껴졌다. 나는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 진보적 페미니스트였기 때문에, 그들의 반응을 보고 나는 이 사회 운동의 일부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정의하기가 힘들었다.

내 교수는 정치 과학자로, 영국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의 논픽션 페미니스트 글을 전부 읽으라고 권했다. 그녀는 학계에서 자신이 위로 올라가며 겪었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처음에는 "우린 여자는 안 뽑아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저명한 정치 과학자인 멘터에게 정부의 여성들에 대한 책을 쓸 계획이라고 말하자 그는 "하지만 진, 그건 주제가 안 돼."라고 했다고 한다. 나는 평등을 위한 각 도전을 꾸준히 헤쳐나간 그녀의 지적 자신감이라는 당당한 무기를 갈망하며 귀를 기울였다.

주제가 안 되는 주제로 책을 쓰려고 했던 진은 진 커크패트릭이었다. 오늘날 사회적으로 참여하는 젊은 여성들에겐 별 의미없는 이름이겠지만, 서맨사 파워와 수전 라이스 이전, 커크패트릭은 최초의 여성 미국 U.N. 대사였고 최초의 여성 외교 정책 국무위원이었다.

대통령이 로널드 레이건이긴 했지만 말이다. 내가 알던 시절 자신은 테디 케네디가 대통령이 되길 응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던 민주당원이었던 커크패트릭은 외교 정책 매파가 되었고, 그래서 레이건에 의해 그 자리에 임명되었다. 그녀의 보수적 정치 철학은 페미니스트들을 분노하게 만들었고,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여성 중 한 명이 되었지만 미국 여성사 안내서 편집자들은 일부러 커크패트릭을 책에서 뺐다.

커크패트릭의 외교 견해에 대한 분노는 나도 느낀다(그녀는 전체주의 정권은 늘 견딜 수 없지만, '우호적인' 권위주의 정권은 지원하는 것이 미국에게 이득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페미니즘은 우리가(이 '우리'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페미니스트들을 직접 고를 수 있고, 커크패트릭이 스스로 자신을 규정할 때 쓰는 페미니스트라는 말을 부정할 수 있다는 뜻인가?

버지니아 울프는 이미 1930년대에 이 단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예견했다. 울프는 여성의 생계비를 벌 권리를 얻은 다음에는 '페미니스트'의 유일한 의미가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는 사람' 뿐이라면 페미니스트란 단어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정의의 한계 속에는 '죽은 단어, 타락한 단어'가 존재한다. 만약 이 단어를 파괴한다면 우리는 깨끗해진 공기 속에서 앞으로 할 일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울프는 적었다. '똑같은 목표를 위해 일하는 남녀'다. (울프의 목표는 파시즘 독재에 맞서 싸우는 것이었다)

페미니즘의 모든 의미를 다 아우르는 정의를 찾기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세상에서 자기 자리를 찾기 위한 한 여성의 싸움은 자기 경험의 프리즘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거기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페미니즘은 여성의 자율권을 옹호하고 여성에 비해 남성이 특권을 받는 것에 도전하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러나 자율권을 중시하는 페미니즘은 한 사람을 자유롭게 하는 대신 다른 사람이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생계비를 버는 권리를 얻기 위한 싸움에서 여성들이 거둔 승리를 보아도 그렇다. 일을 하는 어머니가 '자유로워'지는 경우, 자기 아이를 돌볼 시간도 잘 내지 못해 쩔쩔매는 베이비시터가 있을 때가 너무 많다.

캠퍼스에서 경험했던 자율권이 특별했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기 때문에 페미니즘에 공감하지 못하는 대학생들도 많다. 하지만 이 젊은 여성들은 나중에 한계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특히 어머니가 되기로 선택하면 그럴 것이다. 개인적 자유의 신비와 문제를 기저귀처럼 깨끗이 지워버리는 것도 없다.

현재의 페미니즘은 의존의 현실을 건드리지 않고 평등을 단언했던 문제가 있는 유산을 지니고 있다. 미국의 가족 정책이 부끄러울 정도로 부족하다는 것도 이에 기인한다. 다른 인간을 먹이고 키우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어려움이 생긴다. 평등, 자율권, 자결권의 계몽적 가치에 기반한 주류 페미니즘의 교리가 늘 부족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이것이다.

남녀는 똑같은 목표를 위해 일해야 한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번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야 한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에 발목을 잡히지는 말자. 한 여성의 성취를 다른 여성의 성취와 대결을 시키면,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페미니즘의 광채가 어두워진다는 것이라도 깨닫자.

허핑턴포스트US의 What Does It Mean to Be a Feminis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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