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의 딸 정유라(개명 후 정유연)가 지인에게 약 7억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정유라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증거물인 '태블릿 PC'를 채권자들에게 담보로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남양주남부경찰서는 지난 13일 정유라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검찰에 넘겼는데, 정유라는 22년 11월~23년 9월 지인에게 수차례에 걸쳐 약 6억98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지인에게 "모친이 주변인들로부터 받을 돈이 많아 사면되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돈을 빌렸고, 이 과정에서 최순실의 태블릿 PC를 채권자들에게 담보로 넘겼다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의 이규철 대변인(특검보)이 2017년 1월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서 최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제출한 '최순실 태블릿PC'를 공개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월까지 검찰이 보관하고 있던 태블릿 PC는 22년 최순실이 검찰을 상대로 반환 소송을 제기하고 23년 12월 '압수물 소유자인 최순실에게 돌려주라'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면서 최순실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당시 비선 실세였던 최순실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8년을 2020년 확정받았고, 딸인 정유라가 태블릿 PC를 대신 수령한 것으로 보인다.
정유라는 태블릿 PC를 담보로 넘기며 "모친인 최씨가 5억원 정도에 넘기라고 했다"고 주장했으나, 정작 최순실은 채권자들에게 보낸 친필 서신에서 "전혀 알 수 없는, 처음 듣는 얘기다.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2년 소송해서 받은 이 나라의 중요한 증거물로 장물이나 채권으로 넘겨질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극구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엄마 사면을 위해?
최근 정유라는 태극기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고 있다.
이달 초 서울 여의도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정유라는 스스로를 '극우'라고 소개하며 "내가 이 사태 이후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쟤는 왜 자기 엄마 잡아넣고 자기 인생 망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느냐'는 말이었다. 그러나 나는 윤석열 대통령을 원망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원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유라는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이것이 옳은 일이고 우리나라 주권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