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문제를 두고 정부와 전공의들의 대치로 의료 현장을 지키는 의사들은 과로 고통받고 있다. 병원에 사직서를 내고 떠난 전공의들과 법으로 때려잡겠다는 윤석열 정부, 정작 필수 의료분야의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은 이로 인해 더욱더 힘들게 일하고 있다.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27일 페이스북에 "저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말이냐"며 "응급의학 전공하고 대학병원에 취직한 게 죄는 아니지 않느냐?"며 "코로나 때부터 나라에 뭔 일만 생기면 제 몸이 갈려 나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진짜 온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라고 호소했다.
조 교수는 "부디 이 사태를 좀 끝내달라"며 "다 잡아다 감방에 쳐 넣든지, 그냥 니들 맘대로 하라고 손을 털든지, 어느 쪽이든 좋으니 평소처럼 화끈하게 질러주시면 안 되겠냐?"고 글을 남겼다. 조 교수는 "짖는 개는 안무 는 법이고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데, 대체 뭣 때문에 이렇게 질질 끄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싸우는 놈 따로, 이득 보는 놈 따로. 지나고보면, 고생한 거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다"며 "어차피 시민들에게 저는 돈만 밝히는 의새의 한명일 따름이고, 동료들에겐 단결을 방해하는 부역자일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상은 그저 병든 환자 곁을 차마 떠나지 못하는 소시민 의사일 따름"이라며 "그니까 총이든 펜이든 얼른 꺼내달라. 저는 이러다 사직이 아니라 순직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앞서 조 교수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의사들에 집단 행동과 관련해 이런 글을 남겼다. 조 교수는 "대화와 타협, 토론, 의사수렴은 찾아보기 힘들고. 파업이란 용어는 어느새 불법과 등치가 되었으며. 시민들은 자신들이 어렵게 획득한 기본권이 축소되는 현실을 아무 저항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며 "파업이 법치란 이름으로 진압되는 걸 너무도 당연히 여기는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2020년 의사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파업이라고 지칭했고 정부는 진료거부라고 명명했다. 결코 의사들에게 파업이란 용어를 허락하지 않았었다"며 "그리고 2024년, 의사들은 사직이라 웅크리고 정부는 파업이라고 호통을 치고 있다. 딱 그만큼 세상이 보수화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뛰다 새벽 2시 반이 되어서야 침대에 눕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조 교수는 "병원 와서 성질 좀 부리지 말았으면. 의료대란이니 뭐니 하며 삿대질한다"며 "사직자들은 여기 없어서 듣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록은 동색이니 연대책임을 묻고 싶은 심정은 모르는 바 아닌데, 그래도 온몸으로 버티고 있는 사람들 사기를 굳이 꺾어서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