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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전경(왼)과 권경애 변호사(오). ⓒ뉴스1, 유튜브 채널 '금태섭티브이(TV)' 갈무리
서울시교육청 전경(왼)과 권경애 변호사(오). ⓒ뉴스1, 유튜브 채널 '금태섭티브이(TV)' 갈무리

권경애 변호사의 불출석 등으로 재판에서 진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에게 서울시교육청이 ‘재판에서 졌으니 소송비용을 물어내라’며 1300만원을 청구했다. 보도가 나가자 교육청은 소송비용을 요구하지 않을 예외 규정을 찾아보겠다고 자세를 낮췄으나 교육청 외 나머지 소송 상대방들이 무더기로 유족에게 소송비용을 청구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서울시교육청은 6일 “소송사무처리규칙에 따라 소송비용 1300만원을 (피해자 유족에게) 청구하는 문서를 지난달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법원에서 이를 확정하면 소송을 낸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은 교육청의 소송비용을 대신 물어야 한다. 다만 시교육청은 이날 보도가 나간 뒤 소송비용 청구 예외 조항을 적용할 수 있을지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학교폭력으로 2015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박주원양 어머니 이기철(56)씨는 이듬해 8월 서울시교육청과 가해 학생 등 34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지난해 2월 1심은 피고 33명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피고 1명이 소송에 응하지 않아 ‘자백을 한 것(원고의 주장을 인정한 것)’으로 간주됐고, 이 피고에게 5억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일부 승소 판결이었다.

이씨는 1심에서 책임이 인정되지 않은 피고 33명 중 19명의 책임을 다시 따져봐달라며 항소했다. 그러나 권 변호사가 변론기일에 3번 출석하지 않아 항소는 취하됐다. 5억 배상 책임을 떠안은 피고도 항소했는데, 권 변호사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피고 주장(‘5억 배상 책임 없다’)이 받아들여졌다. 1심에서 그나마 인정받은 ‘배상금 5억원’도 사라진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을 포함해 총 34명에 달하는 피고들이 이씨를 상대로 소송비용을 청구한다면, 청소노동자로 일하는 이씨 등 유족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경애 변호사가 2020년 9월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조국흑서) 저자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스1
권경애 변호사가 2020년 9월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조국흑서) 저자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스1

유족이 권 변호사와 권 변호사 소속 법무법인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다. 재심은 쉽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1심에서 인정받은 손해배상액을 변호사 쪽에 청구할 수는 있다. 법무법인의 불성실 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인정한 판례도 있다”며 “그러나 5억원을 모두 받아내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가 소속됐던 법무법인 해미르는 “권 변호사가 4월 6일자로 해미르에서 탈퇴했다”고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권 변호사에 대한 징계 검토에 나섰다. 대한변협은 이날 “본 사안을 엄중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협회장이 직권으로 조사위원회 회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변협은 조사로 사실 관계가 정리되면, 권 변호사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는 방침이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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