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인하대학교 캠퍼스에서 또래 학생을 성폭행 후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가해 남학생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다.
9일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구미옥 부장검사)는 경찰에서 준강간치사 등 혐의로 송치된 인하대학교 1학년 남학생 A(20)씨의 죄명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변경해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A씨에 적용한 준강간치사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해 간음 또는 추행해 숨지게 한 것에 대해 처벌하는 것으로, 피해자를 숨지게 했으나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을 때 적용된다. 준강간치사에 대한 법정형은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인 반면 검찰이 적용한 강간 등 살인의 법정형은 사형 혹은 무기징역이다.
검찰은 본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3개 검사실로 전담수사팀을 구성,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부부장검사를 팀장으로 하여 대대적인 수사를 실시했다. 전담수사팀은 보완수사 및 법리분석을 통해 건물에서 추락한 피해자가 숨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A씨가 도주한 것으로 보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피해 학생 추모 공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을 때 인정된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8m 높이였던 범행 현장을 언급하며 "바닥은 아스팔트여서 추락 시 사망할 수 있는 구조였다"며 "A씨가 술에 만취해 의식이 전혀 없어 자기보호 능력을 상실한 피해자를 성폭행하려다 사망하게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찰이 A씨에게 적용한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혐의는 혐의없음 처분됐다. 검찰은 디지털 포렌식 분석 결과 동영상을 촬영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피해자의 신체를 촬영하려 했다고 볼 명확한 증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달 본인이 성폭행한 피해 학생이 복도 창문에서 추락하자 피해자의 옷을 다른 장소에 버리고 자취방으로 달아났다. 피해 학생은 추락한 뒤 1시간 30분가량 혼자 건물 앞 도로에서 피를 흘리며 방치되었다. 피해자는 추후 행인에게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시간 뒤 숨을 거둬야 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철저하게 재판에 대비하겠다"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방지하고 피해자도 지원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