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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 '기내 서비스' 살펴보니
ⓒ가라곤/Flickr

여행은 이동시간과 비용을 어떻게 줄일 것이냐는 고민부터 시작된다. 기내 음료 제공 등 각종 항공서비스가 부족하더라도 운임이 싼 저비용항공사를 선택하는 건 항공료가 여행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저비용항공사는 낮은 운임으로 제한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를 말한다. 기내식, 수화물, 좌석 등의 서비스를 유료로 구매하도록 해 그 대신 항공운임을 낮춘 게 특징이다. 외국계 저비용항공사는 물마저도 유료로 판매한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그리 야박하진 않다. 항공사나 노선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무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은 편이다. 항공권 선택에서 가격과 비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더라도 각 항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어떤 게 있는지 샅샅이 훑어볼 만하다.

국내선의 경우 항공사 모두 물과 감귤 또는 오렌지 주스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진에어는 냉녹차(3월 중순 이후 옥수수수염차로 교체)를 전 노선에서 추가로 서비스한다.

티웨이항공은 제주한라녹차를 제주노선에서, 에어부산은 커피를 부산~김포 노선에 한해서 추가로 마실 수 있다. 맥주, 콜라 등은 국내선과 국제선을 망라하고 전 항공사가 모두 유료다.

국제선의 경우는 무료 음료 서비스가 항공사별로 좀더 다르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물만 무료다. 이스타항공은 감귤(또는 오렌지) 주스도 무료다.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은 커피도 공짜인데 각각 알로에 음료와 녹차를 추가로 제공한다.

국제선 기내식은 어떨까. 제주항공을 제외하곤 모든 항공사가 대부분의 노선에서 스낵이나 가벼운 기내식이 공짜다. 에어부산은 노선별로 제공하는 음식이 다르지만 전 노선에서 유일하게 핫밀(따뜻한 음식)을 제공한다.

부산~오사카 노선에선 베이크 핫도그를, 부산~옌지(연길)에선 곤드레나물밥 등을 맛볼 수 있다. 이스타항공은 인천~방콕·코타키나발루 노선에서만 유부초밥과 무스케이크를 제공한다.

티웨이항공은 인천~방콕·하이커우·지토세·비엔티안 노선에서 삼각김밥과 바나나, 요구르트가 든 박스밀을 주고 있다

진에어는 운항 시간이 짧은 제주~상하이·시안 노선을 제외하고 모든 노선에서 가벼운 기내식을 제공한다. 인천~방콕 노선의 경우 마카로니와 햄, 초밥을 준다.

제주항공은 유일하게 전 노선 기내식이 유료다. 그러나 돈을 내는 만큼 다른 항공사엔 없는 안심스테이크와 저칼로리 식단 등을 즐길 수 있다. 진에어와 제주항공은 아이용 유료식사 주문도 가능하다.

저가항공 '기내 서비스' 살펴보니

저가항공 기내식 서비스. 그래픽 이임정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배고픈 여행객들은 지갑을 열기 마련이다. 각 항공사 승객들이 돈 주고 사 먹는 기내식 중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컵라면이다. 제주항공을 제외한 항공사 4곳이 제품명이 다른 같은 용량의 컵라면을 3000원에 판매한다.

제주항공은 단무지를 추가해 5000원에 팔고 있다. 컵라면에 이어 잘 팔리는 기내식은 캔맥주, 비빔밥 등이다.

저비용항공사는 저렴한 항공운임 대신 각종 기내 제품 유상판매로 수익을 낸다. 기내에서 독특한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기도 한다. 제주항공은 이달부터 국적항공사 최초로 220㎖ 파우치 형태의 소주를 판매한다. 성인 1인당 1개만 구입할 수 있고 가격은 5000원이다. 제주항공은 “종종 기내에서 소주를 찾는 이들이 있어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은 면세점 인기 제품인 담배를 기내에서도 판다. 이스타항공은 “담뱃값이 오르면서 지난 1월엔 전달에 비해 기내 면세담배 판매량이 3배나 늘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에선 캔막걸리를, 진에어에선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비타(PS VITA)를 즐길 수 있다. 에어부산은 국적항공사 최초로 지난해 9월부터 강아지 한복, 고양이 장난감 같은 반려동물 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기내 담요 서비스는 모든 항공사가 국내선과 국제선에서 유료다. 단, 에어부산만 부산~김포 노선에 한해 무료로 제공한다. 에어부산은 “부산~김포 노선은 비즈니스 노선 성격이 강해서 특별히 커피나 담요를 서비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내에 실을 수 있는 무료 수하물은 항공사별로 다르다.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은 15㎏ 이하, 티웨이항공·진에어·에어부산은 20㎏ 이하 가방 한 개는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미주노선에서 23㎏ 이하 가방 두 개까지 공짜로 실어준다. 일정한 크기의 유모차는 모든 항공사가 추가 요금을 요구하지 않는다.

저비용항공사의 항공기에는 대부분 기내 스크린이 없어 오디오 청취나 영화 감상 등을 할 수 없다.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기기의 부족함을 저비용항공사들은 사람(승무원)의 특별한 기내 서비스로 보완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네일케어, 손 마사지 등 미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루뷰티’, 핸드드립 커피를 제공하는 ‘플라잉바리스타’, 타로점을 봐주는 타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부산~시엠레아프(시엠립·캄보디아) 노선에선 승무원 체험 서비스도 제공한다. 원하는 승객은 승무원처럼 유니폼을 입고 헤어와 메이크업을 할 수 있으며 변신 뒤엔 즉석 사진도 찍어준다.

이스타항공은 매주 목요일 인천~방콕행 노선에서 기내 이벤트를 실시한다. 승무원들이 승객들과 가위바위보 게임도 하고 퀴즈를 내거나 마술을 보여준다.

탑승객의 사연을 라디오처럼 기내방송으로 들려주기도 한다. 진에어는 특화된 서비스팀은 없지만 3시간 이상 비행하는 노선에서 기내체조를 진행해 승객들의 피로를 풀어준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에는 게임팀, 풍선팀 등 기내특화서비스팀이 있다.

프러포즈 같은 고객 신청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승무원들의 도움으로 기내 프러포즈를 했던 승객이 감사의 인사와 함께 청첩장을 보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외국계 저비용항공사에 비해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서비스 제공이 우수한 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적 정서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한국소비자원이 저비용항공으로 인한 각종 소비자 피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3년 한해 국내 저비용항공사 피해 접수는 1건 증가에 그친 반면, 외국계 저비용항공 피해는 209건으로 6배 이상 급증했다.

외국계 저비용항공사에 비해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서비스 만족도가 높은 편이지만 국내 항공사들이 서비스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겨레21> 등에 항공칼럼을 쓰고 있는 이규호씨는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서비스 정책이 어중간하다고 평가한다. 일반 항공사보다 “약간 덜” 비싼 운임, “약간 덜”한 기내식, “약간 덜”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일반 항공사와 외국계 저비용항공사의 중간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무상이라고 하나 실제로는 운임에 해당 서비스 제공이 사실상 포함된 탓에 저비용항공사의 특징인 ‘저가’의 매력을 잃어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외국계 항공사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규호씨는 “저비용항공사의 가장 좋은 서비스는 운임은 최대한 싸게 하고 기내 서비스는 참신하게 해 승객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승객들도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하면서 왕처럼 무료 서비스를 강요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국내 저비용항공사가 올해로 출범 10년차가 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도 변해가고 있다”며 “국적항공사들도 외국계 저비용항공사와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무상제공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해 항공운임을 더 낮추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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