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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저녁 서울 시내 한 식당의 카운터에 비치된 출입명부엔 아무도 출입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26일 저녁 서울 시내 한 식당의 카운터에 비치된 출입명부엔 아무도 출입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한겨레/이재호기자

26일 저녁 서울 시내 한 대학가 식당 골목. 가게마다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볐지만,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큐아르(QR)코드 인증이나 수기 출입명부를 제대로 작성하는 곳은 드물었다.

이날 저녁 8시께 한 식당에서 손님이 출입명부에 이름을 안 써도 되느냐고 묻자 점원은 “쓰고 싶으면 써도 되는데 굳이 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점원은 <한겨레>에 “지난주부터는 거의 잘 쓰고 있지 않다. 가게 주인도 예전처럼 엄격하게 기록을 남길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지난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하향 조정하면서도 식당·카페 등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는 16개 업종에 대해선 방문자 확인 절차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거리두기 완화로 변경된 방역지침에 따르면 면적 150㎡(45평) 이상 가게는 방문자 확인 절차가 ‘의무’이고, 45평 미만 가게는 ‘권고’ 사항이다. 배달·포장의 경우에는 방문자 확인을 하지 않아도 된다.

2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 입구에 허술하게 작성된 수기 출입명부가 놓여 있다.
2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 입구에 허술하게 작성된 수기 출입명부가 놓여 있다. ⓒ한겨레/이재호기자

하지만 <한겨레>가 26일 저녁부터 27일 오후까지 서울 마포구, 영등포구 등 도심 일대 20개 식당, 카페, 술집을 확인한 결과 15곳은 방문자 확인 절차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었다. 절반은 45평 이상이었다. 큐아르코드 단말기와 수기 출입명부를 형식적으로 갖추고 있을 뿐,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자율로 맡겨두는 경우가 많았다.

큐아르코드 인증과 출입명부 작성을 모두 하지 않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 운영자 배아무개(29)씨는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해 방문자 확인 절차를 거부하거나 허위로 작성하는 손님들도 있어서 곤란한 경우가 많다”며 “영세 사업자는 손님이 불편하다고 하면 강제하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서울 마포구의 한 중식당 관계자는 “거리두기 1단계로 낮아지면서 우리같이 작은 식당은 안 해도 된다고 들었다”고 했다.

 

방문자 기록은 ‘감염 확산 차단’하는 수단

시민들은 이처럼 느슨해진 분위기에 불안감을 토로한다. 이아무개(32)씨는 “식당에 가도 확인을 요구하지 않는 경우엔 굳이 물어보고 (큐아르코드) 인증을 하지는 않았다”면서도 “혹시 해당 식당에서 감염자가 나오면 나한테 연락이 안 올 수도 있겠다 싶어 불안했다”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에 사는 박아무개(32)씨는 “손님이 자율적으로 쓰도록 하는 곳이 많은데 알아보기 힘들게 날림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 확진자가 나오면 추적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걱정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예방의학)는 “처음 큐아르코드 확인을 도입했던 이태원발 유행 시기(5월)보다 지금이 더 감염 가능성이 큰 상황으로, 전혀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마스크가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도구라면 방문자 기록은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금처럼 1단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꼭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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