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포스트코리아

  • 뉴스 & 이슈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 U.S.
  • U.K.
  • España
  • France
  • Ελλάδα (Greece)
  • Italia
  • 日本 (Japan)
  • 뉴스 & 이슈
    • 전체
    • 정치
    • 사회
    • 환경
    • 기타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메르스 갤러리에서 '남성혐오'가 쏟아져 나온 까닭
ⓒShutterstock / Elovich

거울, 혹은 괴물의 등장

발단은 장난에서부터였다. 디시인사이드(이하 디시)에 '메르스' 갤러리가 새로 생겼고 디시 내 여성 갤러(디시인사이드 사용자를 일컫는 말)들은 메르스 갤러리로 몰려갔다. 누군가 먼저 말을 꺼냈다.

야 저 메르스 말야... 여자가 먼저 걸렸으면 한국 여자들 노답이라면서 욕 엄청 먹었겠지?

이후 그들은 그 상황을 재연하기 시작했다.

김치남들 메르스나 옮기고 다닌다 쯧쯧.

얼마나 개념이 없으면 병 걸린 걸 알리지도 않냐?

이 같은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자 남성들도 몰려와 여성 혐오적 발언을 같이 내뱉기 시작했다. 싸움터가 된 '메르스 갤러리'는 폭발적으로 관심을 끌었다. 여성들은 그들이 들어왔던 '여성 혐오' 발언을 주체만 비틀어 올렸고 남성들은 여기에 반발했다. 이 싸움판은 계속 커졌고 관중과 참여자는 점점 더 늘었다. 메르스 갤러리는 그렇게 메르스와는 전혀 상관 없게 되었다.

메르스 갤러리에서 '남성혐오'가 쏟아져 나온 까닭

메르스 갤러리에서 '남성혐오'가 쏟아져 나온 까닭

물론 이 정도의 수위는 약한 편이다

생각보다 높은 수위의 발언이 이어지자 사람들은 이들이 여성혐오자들과 똑같이 응수한다고 우려했다. 여성들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어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메갤러'들은 진지하기보다는 유쾌했다. 살면서 한번쯤 들어왔던 말들을 뒤집는 것 자체가 큰 즐거움이었다.

거울 속에 비친 모습

'메갤러'들은 그 동안 들었던 혐오 단어를 하나씩 점령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김치남이라는 단어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남성들에게 성적 순결성을 요구했다. 스타벅스보다 성구매 비용이 더 비싸다며 낭비의 프레임을 덧씌었다. 또 남성들을 성기에 빗댔다. '가슴 작은 여자들을 한탄하는 남성들'의 반대지점에서 '성기가 작은 남성들을 한탄하는 여성들'로 돌변했다.

적어도 '메갤'에서는 여성들에게 설명의무 같은 건 없었다. 이따금 올라오는 '여성 혐오'발언에 그들은 '우리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대신 'X지들 부들부들 하노?' 라며 일베의 여성혐오 방식으로 그들을 대했다. 그들은 노골적으로 남성의 '품평회'를 일삼았고 남성 강력범죄 수치와 콘돔을 착용하지 않으려는 남자들의 행태, 그리고 처녀를 밝히는 모습 등을 들이대며 '남성의 열등함'을 이야기했다.

메르스 갤러리에서 '남성혐오'가 쏟아져 나온 까닭

이와부치 카린(岩渕華 Iwabuchi Karin 1985~) I '작품(Reflection)' 2009

그들은 분명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 폭력 자체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집단적인 언어폭력'이 남성들의 여성혐오와 같다고 평가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괴물이 아니라 거울이었다. 그렇게 되기를 자처했다.

"메갤 사태가 진짜 빵빵 터지게 속시원하긴 한데 그게 옳지 않은건 안다. 그런 식으로 장기 대응에 들어가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폭력에 폭력, 더 큰 폭력에 더 큰폭력 무한궤도 돌순 없잖아. 다만 머리가 있다면 생각이나 좀 해보라고. 여자들은 평생 당한거야."

-트위터 사용자 @insele**-

'메겔 사태'가 쟁취 한 것들

메갤러들은 분명 남성들을 자극했다. 남성들의 반발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화가 난 남성들은 쉽게 메갤을 공략할 수 없었다. 그들은 논리 모순에 빠졌다. 메갤을 '혐오 발언' 이라고 비난할 경우 메갤이 비꼰 여성혐오적 발언을 시인하는 꼴이 되고 그냥 두게 될 경우 '메갤 사태'에 대해 할 말이 없음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듣기는 싫은데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은 여태까지 해왔던 대로 그냥 여성 혐오 발언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이 싸움터에서 남성은 수적으로 열세였다.

메르스 갤러리에서 '남성혐오'가 쏟아져 나온 까닭

메르스 갤러리에서 '남성혐오'가 쏟아져 나온 까닭

메르스 갤러리에서 '남성혐오'가 쏟아져 나온 까닭

메르스갤은 하나지만 '여혐 갤'은 사방팔방에 넘쳐난다.

이런 자가당착은 디시인사이드 운영진의 모습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디시인사이드는 처음에 '김치남'이란 단어를 금지했다가 '김치녀'는 왜 그냥 두냐는 반발에 어쩔 수 없이 김치녀도 금지어로 등록했다. 그리고 계속 방관해왔던 갤러리 게시물의 욕설을 처음으로 금지했다. 욕설 금지는 디시 십 수 년의 역사 이래로 처음 벌어진 현상이다. 디시인사이드 운영자들이 '여성 혐오자'인지는 알 수 없지만 특정 내용의 게시물만 제재한다면 디시인사이드도 면이 서지 않을 게 분명하다.

결국 '메겔 사태'는 남성들이 오랫동안 쉽게 내뱉었던 혐오발언을 처음으로 인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점잖고 품위있게 말해도 듣지 않았던 그들이 '쌍욕과 비하가 난무하는' 메르스 갤러리에 처음으로 반응한 것이다.

그건 혐오가 아니라 전시다

메르스 갤러리가 과연 '또 다른' 혐오공간으로 변할까? 난 이 질문에 앞서 혐오라는 단어를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본다. 혐오라는 단어의 원래 의미는 '미워하고 증오하다' 라는 의미지만 지금 이야기되는 혐오는 'hate speech'에 가깝다. 즉 '동성애 혐오', '유색인종 혐오' 등 특정 인종이나 국적, 종교, 성적 지향, 성별 등에 대해 그릇된 신념이나 편견을 기반으로 증오를 선동하는 발언을 '혐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백인 남성의 특권

이런 측면에서 '백인 남성'에 대한 혐오는 존재할 수 없다. 그들은 그릇된 편견의 피해자가 되어본 적도 없으며 그 특성 자체로 차별받아 본 기억도 없다. 반대로 '광대가 양반을 놀려대는 것'을 혐오라 할 수 없듯이 차별받아온 그 사람들이 차별 발언의 주체를 '놀려댄다'고 해서 이걸 곧바로 혐오라고 할 수 없다. 이건 희화이며 풍자에 가깝다. 개그콘서트에서 여성이나 장애인을 놀리면 문제가 돼야 하지만 정치인을 놀리면 풍자로서 이해되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만약 메갤러들의 발언이 '남성 혐오'라고 정의된다고 해도 그것으로 충분하다. 메갤의 글이 남성 혐오로 정의되는 순간 메갤러들이 평생 들어왔던 그 발언이 '비로소' 여성 혐오 발언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매갤러들이 치켜든 거울. 그 거울 속 내 모습이 추했다면 나는 잘 못 살아왔고 반성을 해야 한다. 반대로 그들이 치켜든 거울에 내 모습이 없다면 그 거울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 아니다.

* 이 글은 직썰에 게재되었습니다

연재기사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

인기기사

  • 1 김준현 대신 이휘재 MC석에 앉힌 ‘불후의 명곡’ 시청률 근황 : 숫자 보자마자 숙연해지고 입 꾹 다물게 된다
  • 2 트로트 왕자 정동원, 해병대 입대하더니…“이찬혁인 줄 알았네” 말 안 하면 못 알아볼 180도 달라진 근황 포착
  • 3 “지난달 방송에서 봤는데…” 제대로 ‘아사리판’ 난 조인성 인스타그램 근황 :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싶다
  • 4 미국 이란 전쟁에 석유 공급 막막한데…중동 6개국 “한국한테 제일 먼저 줄게” 모두 놀라게 만든 깜짝 선언 나온 이유
  • 5 조용히 남양주에 잠적한 서인영이 사업가 남편과 이혼할 때 들고나왔다는 이것 : 이목구비 자동 확장되는 솔직함이다
  • 6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가 ♡ 붙이며 인스타에 ‘단독’ 공개한 이재용 직찍 : 어떤 인연인가 했더니… 이건 예상 밖이다
  • 7 '음료 3잔 횡령' 청주 빽다방 점주, 비난 여론 퍼지자 고개 숙이며 고소 취하 : 그러나 경찰 수사는 계속된다
  • 8 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출마로 '무주공산' 부산 북구갑, '조국 vs 한동훈 빅매치설'에 '하정우 출마설'까지
  • 9 설레는 봄의 정점 벚꽃의 엔딩이 빠르게 다가온다 : 벚꽃 축제 어디로 가볼까
  • 10 "미국의 이란 공습은 전쟁범죄 가능성", 미국 국제법 전문가 173명이 공개 서한 보냈다

허프생각

휴머노이드 로봇이 불러올 노동 시장 변화 먼 미래 일 아니다, '로봇세' 도입 논의 미뤄선 안 돼
휴머노이드 로봇이 불러올 노동 시장 변화 먼 미래 일 아니다, '로봇세' 도입 논의 미뤄선 안 돼

인간이 만든 기계가 창출한 부, '인간의 가치'에 재투자해야

허프 사람&말

메타 CEO 저커버그 'AI 안경 대중화' 승부수 : '녹화기능' 프라이버시 문제는 과제로
메타 CEO 저커버그 'AI 안경 대중화' 승부수 : '녹화기능' 프라이버시 문제는 과제로

누군가 당신을 찍고 있다

최신기사

  • 미국 이란 전쟁에 석유 공급 막막한데…중동 6개국 “한국한테 제일 먼저 줄게” 모두 놀라게 만든 깜짝 선언 나온 이유
    뉴스&이슈 미국 이란 전쟁에 석유 공급 막막한데…중동 6개국 “한국한테 제일 먼저 줄게” 모두 놀라게 만든 깜짝 선언 나온 이유

    줄게, 줄게, 모두 다 줄게.

  • 김준현 대신 이휘재 MC석에 앉힌 ‘불후의 명곡’ 시청률 근황 : 숫자 보자마자 숙연해지고 입 꾹 다물게 된다
    엔터테인먼트 김준현 대신 이휘재 MC석에 앉힌 ‘불후의 명곡’ 시청률 근황 : 숫자 보자마자 숙연해지고 입 꾹 다물게 된다

    효과는 미미했다.

  • 이재용 포함 삼성그룹 총수 일가 12조 상속세 이달 중 완납한다 : 이재용은 2조9천억
    뉴스&이슈 이재용 포함 삼성그룹 총수 일가 12조 상속세 이달 중 완납한다 : 이재용은 2조9천억

    삼성의 새로운 출발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데미안 허스트' 아시아 최초 개인전 : 동물보호단체 반대 성명 죽음으로 상업적 성공
    라이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데미안 허스트' 아시아 최초 개인전 : 동물보호단체 반대 성명 "죽음으로 상업적 성공"

    '동물의 죽음'을 전시하다

  • 아버지 트럼프가 이란전쟁 일으키고, 두 아들이 투자한 드론업체는 중동에 무기 팔러 다닌다
    글로벌 아버지 트럼프가 이란전쟁 일으키고, 두 아들이 투자한 드론업체는 중동에 무기 팔러 다닌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

  • '탄핵 1주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활절 맞아 옥중 메시지를 보냈다 : 자유는 빠뜨리지 않았다
    뉴스&이슈 '탄핵 1주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활절 맞아 옥중 메시지를 보냈다 : 자유는 빠뜨리지 않았다

    "구원의 소망을 품고..."

  • 지옥이 펼쳐질 것 트럼프 또 '최후통첩' : 이란은 되받아쳤다 미국에 지옥 문 열릴 것
    글로벌 "지옥이 펼쳐질 것" 트럼프 또 '최후통첩' : 이란은 되받아쳤다 "미국에 지옥 문 열릴 것"

    답답해서, 불안해서, 심심해서?

  • 국힘 컷오프에서 기사회생한 김영환이 ‘윤어게인’ 윤갑근과 맞대결 벌인다 : 충북지사 대진표에 관심
    뉴스&이슈 국힘 컷오프에서 기사회생한 김영환이 ‘윤어게인’ 윤갑근과 맞대결 벌인다 : 충북지사 대진표에 관심

    3부리그? 4부리그?

  • [허프 트렌드] 샤넬·불가리·까르띠에 한국만 또 가격 인상 : 중동 전쟁 장기화로 수입 원가 늘었다지만 글로벌 흐름은 딴판
    씨저널&경제 [허프 트렌드] 샤넬·불가리·까르띠에 한국만 또 가격 인상 : 중동 전쟁 장기화로 수입 원가 늘었다지만 글로벌 흐름은 딴판

    우리가 호구냐

  • 트럼프는 오래전부터 입버릇처럼 2주를 외쳤다 : 집권 1기부터 등장한 '마법의 단어'
    글로벌 트럼프는 오래전부터 입버릇처럼 "2주"를 외쳤다 : 집권 1기부터 등장한 '마법의 단어'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 신문사 소개
  • 윤리강령
  • 기사심의규정
  • 오시는 길
  • 인재채용
  • 광고상품문의
  • 기사제보
  • 청소년 보호정책
  • RSS
  •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일로 39-34 서울숲더스페이스 12층 1204호

  • 대표전화 : 02-6959-9810

  • 메일 : huffkorea@gmai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상유
  • 법인명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
  • 제호 : 허프포스트코리아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03
  • 등록일 : 2014-02-10
  • Copyright © 2025 허프포스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 발행·편집인 : 강석운
  • 편집국장 : 이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