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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의 '세월호 기각'이 주는 교훈
ⓒ뉴스1

헌재 판결문입니다.(링크) 89쪽의 장대한 문서입니다. 하지만 요점 정리에는 역시 교사가 갑입니다. 요약해 드리겠습니다.

주문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유

1.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특정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사용함으로써 헌법을 위반함(최순실이 국정 개입한것도 큰 문제이지만, 더구나 그렇게 국정개입한 이유가 사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였고, 대통령이 자기 권한을 이용하여 이를 공모하여 도왔다면....)

2. 이 과정에서 뇌물수수 혹은 삥뜯기 등 각종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범죄를 저질렀음.

세월호의 경우

세월호의 경우, 고의적으로 생명권 보호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적절하지 못하게 대응하여 많은 생명을 잃게 만들었는데, 이는 일종의 무능력이다. 헌법재판소에서 명백히 드러난 위법을 넘어 직무수행 능력, 직무수행 태도까지 문제삼아 선출직을 탄핵한다면 이 역시 국민주권을 침해하는 결과가 된다.

세월호 부분이 기각된 것 가지고 또 침소봉대 하려는 분들이 있는데, 원래 헌재는 위법 사실만 판단한다. 세월호 상황 중 머리하고 사태파악 못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기는 하지만 위법은 없다. 수업시간에 도통 알아듣지 못할 옹알이만 하다 나가는 선생이라고나 할까? 참 나쁜 선생이지만 위법은 없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판결에서도 그 기나긴 판결문에도 불구하고 결국 위법사항을 다루었다. "위법이 있다. 그러나 파면에 이를 만큼 중한 위법은 아니다. 즉 대통령을 파면시킴으로써 감수할 비용이 위법의 정도에 비해 너무 크다."

이번 판결도 같은 논리다. "위법이 있다. 그런데 파면에 이를 만큼 중한 위법이다. 현직을 유지시킴으로써 감수할 비용이 파면할 경우에 비해 너무 크다."

이렇게 법은 답답하다. 하지만 답답하기 때문에 미친 놈 '눈먼 칼'이 되지 않는 것이다. 법이 시원시원할때 얻을 이익보다, 그렇게 시원시원하게 마구 베어넘기는 위험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처럼 말이다.

이 답답한 법을 견디지 못한다면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한길로 매진할 도리밖에 없다. 그리고 그 결과는 처절한 비극이었다. 이 세상에는 착한 사람도 나쁜 사람도 없다. 다만 행위과정 에서 위법 여부와 그 결과가 있을 뿐이다. 이 답답하지만 위험이 적은 체제가 바로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이름으로 통쾌하게 칼을 휘두르는게 아니라, 미친 칼잡이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정의로운 검객의 통쾌함도 포기하고 칼 자체를 함부로 휘두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교훈

그럼 무능력하거나 게을러터진 대통령 뽑으면 임기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그렇다. 그건 뽑은 국민이 치러야 할 대가다.

그러니, 선거는 장난이 아니다. 평소에 술 대신 책을 가까이 하고, 다양한 토론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면서 균형잡힌 시선과 정보를 갖춘 다음, 자신이나 특정 계층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된 다음 신중히 해야 한다. 주변에 그렇게 투표할 것 같지 않은 사람이 보이면 설득하고 설득해서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을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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