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특허전쟁 | 선, 구글, 오라클

이 전쟁은 이제 감정과 자존심 대결이 되어 버렸다. 우선 구글 입장에서는 SUN의 자바를 키운 장본인이 바로 에릭 슈미츠인데, 안드로이드폰이 팔릴 때마다 오라클에게 돈을 주고 싶겠는가? 현재 실리콘벨리에서는 이해관계에 따라 줄서기가 진행 중이다. 오픈소스 진영, 그리고 HP, Red Hat, Ebay 등은 구글 편을 공식선언했다. 오라클 편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식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라이센스가 주요 수익 모델인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암묵적'으로 오라클을 응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5-03-09     임규태

* 이 글은 "세기의 특허전쟁 | <2> 공공의 적 특허" 에 이은 3번째 글입니다.

(11) 자바의 탄생

(SUN의 4명의 창업자들 - 왼쪽부터 Vinod Khosla, Bill Joy, Andreas Bechtolsheim, Scott McNealy) - 훗날 실리콘 벨리의 전설이 된다: from Sun Microsystems Inc.)

중요한 사실은 SUN이 자바의 임팩트를 극대화하기 위해, 유료 라이센스로 묶지 않았다는 점이다. 1995년 SUN은 '넷스케이프'가 자바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전략적 제휴를 맺는다. 자바 덕분에 웹 브라우저 안에서 게임을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게 혁명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12) 안드로이드 OS와 자바

구글은 왜 그냥 SUN의 오리지널 자바를 쓰지 않았을까? SUN은 자바를 오픈소스로, 무료로 공개했지만, 모바일용 자바는 따로 유료라이센스로 묶어 놓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구글은 SUN에 라이선스비를 지불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안 그러면, 안드로이드폰이 한 대 팔릴 때마다 SUN의 통장에 꽂히게 되니까)

(SUN과 구글의 행복했던 시절: from CNET)

(13) 오라클의 전쟁선포

이 전쟁의 시작은 당시 실리콘 벨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두 공룡들간의 라이센스 전쟁에서 출발했다. 배상액도 1조원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소송이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면서, 이제 이 소송의 최종 결과는 어느 쪽이 이기든 소프트웨어 및 지적재산권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확대되었다.

(14) 전황 간단 요약

전초전) 2012년 5월 |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 구글이 오라클의 자바 API 저작권(Copyright)을 침해했음. 구글의 오라클 특허침해는 없음. (무승부)

1차전) 2013년 5월 | 연방 법원: 구글이 자바API 저작권을 침해했지만, 공정 사용(Fair Use)에 해당하기 때문에, 오라클에 배상해 줄 필요 없음. 보너스: API는 저작권 보호대상이 아니다. (구글 승리!)

2차전) 2014년 5월 | 연방법원 항소심: 오라클의 자바 API는 저작권 보호를 받아야 함. 구글이 소스코드 몇 줄을 베낀 것도 무시할 수 없음. 보너스: 프로그램의 구조, 순서, 조직도 저작권 보호대상이다. (오라클 승리!)

(15) 전장의 확대

오라클의 입장은 어떠한가? 래리 엘리슨은 자바가 탄생하던 시절에 이미 Network Computer(멍텅구리 단말로 서버에 접속하는 모바일-클라우드의 원형)를 제안한 사람이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쫓겨나 있던 시절, 래리 엘리슨은 SUN의 스캇 맥닐리와 함께 실리콘벨리의 간판이었다.

(래리의 전쟁 - 구글의 레리페이지와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from CNN)

이번 글의 마무리

* 다음에 이어질 4번째 글에서는 구글의 최후의 베팅과 이런 베팅을 하게 된 정치적 배경을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