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자금을 관리하던 유럽내 북한 주재원이 지난 6월 '통치자금' 4000억원을 들고 잠적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동아일보 8월19일 보도에 따르면 유럽의 한 대북 소식통은 18일 "노동당 39호실 대성지도국 유럽지국 총책임자인 김명철(가명) 씨가 유럽의 한 국가에서 두 아들과 함께 6월에 잠적했고 극비리에 현지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며 "김 씨가 관리하던 자금은 유로와 파운드, 달러 등을 모두 합쳐 4000억 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며 모두 들고 나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한국 입국 사실이 공개된 태영호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의 망명도 이 사건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태 공사 역시 이에 대한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본국 소환 뒤 처벌을 피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망명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태 공사 역시 북한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가지고 나왔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국일보 8월19일 보도에 따르면 북한 사정을 잘 아는 대북 소식통은 18일 “태 공사가 주영 북한 대사관에서 선전 업무 뿐만 아니라 재무까지 담당했다”며 “대사관이 관리하던 580만 달러(64억여원)의 거액을 갖고 탈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북한 주재원들의 '탈북' 러시가 지속되고 있다. 중앙일보 8월19일 보도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 입국한 북한 고위 외교관들은 태 공사 외에도 최소 6명이 더 있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말했다"며 "예전과 달리 한류 등을 접하면서 가족들과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한 ‘이민형 탈북’이 늘고 있다"고 통일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통치자금을 북한에 송금해야 되는 압박을 받고 있는 입장에서 본국 소환 등에 부담을 느끼고 망명을 신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태영호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또한 이들이 무일푼으로 한국 등으로 망명할 경우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의사 출신의 한 탈북자는 남한에서 일정한 직업 없이 막노동으로 생활했고, 지난 13일 유리창을 닦다 숨지는 일이 발생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돈이 있다면 달라진다. 주간동아 2015년 11월9일자 기사에 따르면 제3국에서 자금 세탁을 담당하다 통치자금을 가지고 국내로 들어온 탈북자 A씨는 강남 아파트에 살며 풍족한 삶을 지내고 있다.
"A씨의 한국 생활이 보통의 탈북자와 다른 가장 큰 이유는 그가 들고 온 엄청난 규모의 돈 때문이다. 한국에 온 후 관계기관의 합동심문을 받으며 두 달 남짓 안전가옥에 머문 그는 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서울살이를 시작했다. 고가의 외제 승용차를 구매하는 등 강남 부유층의 라이프스타일이 이내 그의 것이 됐다. 오랜 기간 외국에서 살아온 A씨와 가족에게 서울에서의 삶이 딱히 새롭거나 불편할 것은 없었다. 정확한 규모는 본인만 알겠지만, 탈북자 사회에서는 그가 들고 온 자금 규모가 500만 달러(약 56억7000만 원) 안팎이라고 알려져 있다." (주간동아, 2015년11월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