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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파이’의 폴 페이그 감독이 연출한 신작 ‘고스트버스터즈’는 지난 7월 15일, 미국에서 개봉했다. 1984년 아이반 라이트만 감독이 연출했던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단, 빌 머레이, 댄 애크로이드, 해롤드 스미스, 릭 모라니스 등 4명의 남자배우가 주인공을 맡았던 오리지널과 달리, 리메이크작에서는 여자 배우들이 주인공을 맡았다. 멜리사 맥카시, 크리스틴 위그, 케이트 맥키넌, 레슬리 존스 등이다.

영화 '고스트버스터즈'가 '인터넷 평점'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여자 배우들이 새로운 ‘고스트버스터즈’의 주인공이라는 점은 원작 팬들을 실망시켰다. 수많은 악플이 달리던 가운데, 유튜브에 공개된 예고편 또한 당시 가장 많은 ‘싫어요’ 평가를 받은 영화 예고편으로 기록되었다. (현재 이 예고편에 대한 좋아요는 약 27만개, 싫어요는 95만개 정도다.)

그리고 ‘고스트버스터즈’는 개봉한 이후에도 원작 팬들에게 같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단, 이 영화에 낮은 평점을 준 대부분의 관객이 남성이라는 사실이 포착됐다.

‘USA 투데이’는 지난 7월 13일, ‘고스트버스터즈’의 IMDB 평점을 분석, “남자는 이 영화를 싫어한다”고 보도했다. 달리 말하면, ‘여성 관객은 이 영화를 좋아한다’란 내용이나 마찬가지다.

현재 이 영화의 전체 IMDB 평점은 5.1점이다. 약 32,800여 명이 투표했다. 하지만 성별과 나이에 따른 투표 성향을 보면 또 다른 이야기가 보인다. 7월 18일 현재 기준으로 볼 때, 남성 유저가 4.5점의 평점을 주었고, 여성 유저가 8.1점의 점수를 주었다.

영화 '고스트버스터즈'가 '인터넷 평점'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를 연령대 별로 확인해보아도 여성 유저가 남성 유저에 비해 ‘고스트 버스터즈’에 더 높은 점수를 주었다는 걸 알 수 있다. 18세부터 29세 이하의 남성은 4.4점을 같은 연령대의 여성은 8.3점을 주었다. 18세 이하 관객들의 평점 분포도 거의 비슷하다. 남성은 4.4점을 여성은 8.6점을 주었다.

흥미로운 건, 평점에 참여한 남성이 17592명으로 5398명의 여성보다 3배 가량 많다는 점이다. 이는 곧 ‘원작’에 대한 향수 때문이든, 영화 자체에 대한 비호감 때문이든, 이 영화에 낮은 평점을 주고 싶은 남자들이 좋은 평점을 주고 싶은 여자들 보다 훨씬 더 많았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USA 투데이’는 영화 전문 기자와 평론가가 참여하는 ‘로튼 토마토’ 평점에서도 IMDB만큼은 아니지만, 남성 평론가와 여성 평론가의 평점 차이가 보인다고 전했다. ‘고스트버스터즈’의 로튼 토마토 신선도는 현재 약 73%다. USA 투데이의 보도 당시에는 102명의 전문 리뷰어 중에 77명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를 성별로 분리해보면 역시 또 다른 이야기가 보인다.

영화 '고스트버스터즈'가 '인터넷 평점'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29명의 여성 리뷰어 중에 25명이 ‘신선’ 평가를 했다. 반면에 73명의 남성 평론가 중에서는 54명이 ‘신선’평가를 내렸다. 25개의 부정적인 리뷰 가운데 20개의 리뷰는 모두 남성 리뷰어가 쓴 것이다.”

‘고스트버스터즈’의 영화적 재미와 완성도에 대한 평가에 앞서 ’성별’에 따른 현저한 평점 차이가 더 눈에 띈다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미국의 통계 분석 전문 매체인 ‘fivethirtyeight.com’은 “인터넷 평점이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점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평점은 어디까지나 ‘숫자’를 토대로 하지만, 그 ‘숫자’에는 함정이 있다는 것이다.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한국의 인터넷 영화평점에서도 종종 이러한 사례가 보인다. 흔히 ‘평점 테러’라고 불리는 경우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불륜설’ 보도 이후, 개봉 중이던 ‘아가씨’의 평점란에는 "여자 1명 때문에 1점도 아깝다”는 내용과 함께 1점이 기록되는 사례가 늘어났었다.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역시 마찬가지) 배우 한효주의 경우는 동생이 군대 내 가혹 행위에 연루된 사건 이후, ‘뷰티 인사이드’와 ‘쎄시봉’ 등의 작품이 평점테러를 당했고,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노아’는 기독교인 관객들로부터 “비기독교적인 내용”이라는 이유로 역시 평점 테러를 받은 바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변호인’도 1점 평점에 시달린 바 있다. 물론 영화가 흥행한다면, 이러한 평점테러는 하나의 해프닝으로 잊혀지곤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터넷 평점이 가진 함정까지 함께 사라지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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