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얼마 전까지 호리호리한 몸매에 앳된 얼굴이었는데 몇 년 사이에 볼살은 더 빠져 보이고, 분명 마르기는 했는데 왠지 예전 느낌이 아니고, 자세히 보면 팔뚝이 꽤나 두꺼워진데다 목선도 두둑하고, 허리선도 확실히 다르다. 예전에 비해 살이 더 찐 것 같지는 않은데 뭔가 확실히 달라져 있고...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그렇다. 그녀의 몸은 본인이 생각하는 것만큼의 지방으로 둘러처져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가 있지도 않은 지방에만 정신이 팔렸던 오랜 기간 동안 결합 조직이 서서히 무너지고, 바탕질은 폐수장처럼 더러워지고, 근막은 기능을 상실하면서 살은 병들고 있었던 것이다.

2015-04-09     김세현
ⓒphotography bySara Cuadrado

(일러스트=강상훈)

단단한 살성의 지방형 셀룰라이트(따스한 셀룰라이트)

이때 오렌지 껍질 모양으로 살이 파이는 이유는 과도한 지방 조직 때문에 결합 조직이 끌어 당겨지기 때문이다. 지방살이 과도하게 커지면서 일정 간격으로 매듭을 지어 놓은 튜브에 바람을 가득 넣은 듯 빵빵하고 촘촘한 느낌의 울퉁불퉁 오렌지 껍질의 살갗이 만들어진다.

흐늘흐늘한 살성의 섬유부종형,섬유성 셀룰라이트(차가운 셀룰라이트)

젊었을 때부터 날씬하다는 얘기를 꽤나 들었을 법한 중년 여성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사실 이 셀룰라이트야말로 나잇살의 모태가 아닌가.

01 언제부터인가 체중이 야금야금 2~3킬로그램이 불어나길래

03 젊었을 때처럼 체중이 빨리 안 줄고 겨우 500그램쯤 빠지나 싶으면

05 다시 다이어트에 돌입, 이번에는 두 달간 버티고 버텨 2킬로그램이 빠졌다.

07 다시 다이어트에 돌입한다. 이번에는 어쩐지 체중도 줄지 않는다.

09 기진맥진하여 끼니 대용으로 건강즙과 스무디, 선식만 먹는다.

10 35세인가부터 지금까지 10년간 경락마사지를 일주일에 한 번씩 꼬박 받았다.

12 마흔 살이 된 기념으로 예방차원에서 아예 복부와 허벅지, 팔뚝에 지방흡입을 하고, 기왕 뽑은 지방은 알뜰하게 얼굴에 이식하기도 했다.

13 그래서 이미 7~8년 전부터 운동도 시작했다. 안 하던 거라 그런 건지, 운동 체질이 아니라 그런 건지, 운동만 하면 온몸이 쑤시고 기진맥진, 심지어 몸이 붓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나 이를 악물고 버텼다.

동창 모임에 나와서 '난 아무것도 안 해' 하고 앉아 있는 그녀가 사실 이런 온갖 노력을 해 왔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까? 직업상 필자는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이 그런 여자들을 봐왔다. 달라 봤자 여기에 지방 흡입을 한 번 더 추가한다든지, 중간에 한두 번쯤 폭식증으로 10킬로그램 정도 불었다 확 빼 본 경험을 가감하면 된다.

이것은 전형적인 오렌지 껍질 모양의 셀룰라이트가 아니라서 보통은 잘 안 빠지는 요상한 살이라고 여긴다.

그 밖에 이런 지방 알갱이와 상관없는 섬유부종형 셀룰라이트가 어떠한 조건에서 생기는지 살펴보자.

02 급격하게 살을 많이 뺀 경우

04 체중의 변화가 매우 심한 사람

06 경락 마사지를 자주 오랜 기간 받아 온 사람

08 스포츠 관련 전문 종사자

살의 톤(tone, 탄력)이 떨어지고 흐늘흐늘 몸을 움직일 때마다 살이 출렁거리는데, 이는 근육의 탄성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기둥 지지대 역할을 하는 결합 섬유들이 포함된 바탕질 변성으로 구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간질의 변성 원천은 과사용으로 인한 근막염이기도 하므로, 톤을 키우겠다고 무리한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전신 어디에나 생길 수 있지만, 특히 허벅지 안쪽이나, 바깥쪽, 무릎 주변, 발목 근처, 엉덩이 위쪽, 겨드랑이부터 이어지는 팔뚝에서 많이 관찰된다.

(일러스트=강상훈)

실체는 셀룰라이트

그녀는 이제라도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노력을 돌아보고 수정해야 한다. 그녀를 위한 처방은 이렇다.

02 이미 망가지고 유착된 힘줄을 살리겠다고 스트레칭을 하지는 말아라.이것 또한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태우는 행위이다. 스트레칭 때문에 유착된 부분을 제외하고 죄다 늘어져 버릴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근처의 힘줄이며 인대마저 엉망이 되고 말 것이다.

04 결합 조직을 무너뜨리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 살을 빼려고 굶는 순간 셀룰라이트가 생기고, 다시 체중이 늘어날 때 셀룰라이트가 한 번 더 생긴다는 것을 명심하자. 단백질과 미네랄, 비타민, 불포화 지방산, 심지어 탄수화물을 포함한 영양소가 제대로 공급되어야 결합 조직이 튼튼해져서 셀룰라이트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결합 조직을 무너뜨리는 또 다른 행위는 강하게 자주 집중 마사지를 받는 것이다. 적당한 수기 마사지는 혈액 순환을 좋게 하고 바탕을 정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잘못되면 결합 조직을 짓눌러 무너뜨릴 수 있다. 손가락이 닿지 않는 곳의 유착된 근막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엉뚱한 근육과 조직만 유연해져서 또 무리한 행위를 하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 뿐이다.너무 오래 맞아 온 비만주사 치료법도 여기에 해당된다. 바탕질 안의 여러 콜라겐 섬유들과 결합 지지대를 망가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굵은 캐뉼라로 행한 지방 흡입도 여기에 해당된다.

그녀가 이 처방에 동의한 순간, 더 많이 생길 뻔한 셀룰라이트성 살들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이미 생긴 셀룰라이트를 충격파와 고주파 장비로 말끔히 청소하면 부피가 줄어들면서 마침내 30대의 몸매를 되찾게 될 것이다.

* 이 글은 <제3의 살 - 젊고 건강한 몸매로 만드는 안티셀룰라이트 다이어트>(RHK, 2014)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