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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출처: 한겨레, 연합뉴스
낙동강. 출처: 한겨레, 연합뉴스

얼마 전 환경단체가 낙동강 인근 바다, 수돗물, 농작물, 공기에서 녹조의 독성물질이 검출됐다고 잇따라 발표했습니다. 낙동강 유역에 사는 1340만 명의 시민들이 먹고 마시고 숨 쉬는 과정이 독소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불안합니다. 독소 검출량이 위험한 수준인지, 안전한 수준인지에 대한 기준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독소를 품은 녹조를 번성하게 한 ‘4대강 사업’이 끝난 지 10년이 지났는데, 왜 아직도 안전 기준이 없는 걸까요? 큰 문제 아니라는 정부의 설명을 믿어도 될까요? 다른 강은 괜찮을까요? 환경부를 취재하는 남종영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The 1] 마이크로시스틴을 비롯한 녹조 독소들이 검출됐는데요.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뭔가요?

남종영 기자: 수돗물이요. 수돗물에 포함된 녹조 독소는 모든 가정에 무차별적으로 들어가잖아요. 그래서 독소가 기준치 이하라고 하더라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해요. 국내에 마이크로시스틴에 대한 먹는 물 안전 기준은 없지만, 수돗물을 만드는 정수장에서 농도를 감시하고는 있거든요.

해외 사례를 볼까요. 1996년 브라질에선 녹조가 번성한 저수지 물을 정수 처리한 수돗물을 마시고 60여명이 사망했어요. 우리는 그런 극단적인 사례까지는 걱정 안 해도 됩니다. 녹조 낀 강물을 원수로 쓴다 해도 고도의 정수처리 과정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99.98% 걸러진다고 하거든요. 하지만 우리도 2014년 미국 오하이오주 톨레도처럼 마이크로시스틴 농도가 갑자기 확 늘어 물 공급이 중단될 수는 있습니다.

[The 2] 녹조 독소가 공기 중에 날아다닌다는 사실은 생각만 해도 무서운데요.

남종영 기자: 공기 에어로졸이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치긴 해요. 녹조 낀 강에서 제트스키를 타거나 수영을 하면, 독소가 에어로졸을 타고 우리 코점막으로 들어와 혈관으로 흘러들거든요. 그래서 미국에선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로 기준을 설정해 직접적인 수상활동을 금지하기도 해요. 다만 낙동강 사례처럼 멀리 공원이나 주택가로 날아간 에어로졸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기준은 미국에도 없어요.

농작물도 문제예요. 독소 품은 농작물은 전국적으로 유통되잖아요. 수산물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우리는 환경단체가 말하기 전까지 농작물에 마이크로시스틴이 들어있는 줄도 몰랐던 거죠.

낙동강 본포취수장 취수구에서 녹조 덩어리가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고 물을 뿌리고 있다. 출처: 한겨레
낙동강 본포취수장 취수구에서 녹조 덩어리가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고 물을 뿌리고 있다. 출처: 한겨레

[The 3] 지난 10년 동안 왜 아무런 녹조 독소 기준을 안 만들었을까요?

남종영 기자: 4대강 사업을 한 이명박 정부 때는 그런 이야기가 금기시됐고, 박근혜 정부 때도 비슷했어요. 문재인 정부가 ‘4대강 재자연화’(4대강을 본래 모습으로 복원하는 사업)를 추진하기는 했지만, 이전에 4대강을 찬성했던 환경부 공무원들이 정권이 바뀌었다고 태도를 180도 바꾸긴 어려웠겠죠.

패러다임 문제도 있어요. 미국이나 프랑스는 녹조를 건강 관리나 공중보건 문제로 다루고 있거든요. ‘먹는 물, 농작물, 에어로졸을 통해서 우리 몸에 간 독성, 생식 독성을 일으킨다’고 보는 거죠.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선 수질관리 문제로 다뤄져 왔어요.

[The 4] 우리는 해외 기준치를 활용하고 있는데, 다 다르잖아요. 뭘 믿어야 할까요?

남종영 기자: 어떤 기준치 이하라고 해서 100% 안심할 수는 없어요. 독소니까 당연히 우리 몸에 좋을 수는 없죠. 기준치는 ‘이 정도면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하고 과학자들이 만든 값인데 과학에는 언제나 불확실성이 있잖아요. 특히 녹조에 의한 건강 영향은 아직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아서 불확실성이 더 커요. 이럴 땐 ‘사전주의 원칙’이라고 해서 최대한 보수적으로, 사전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The 5] 기후변화가 더 진행되면 녹조 문제는 더 심해지겠죠?

남종영 기자: 맞아요. 녹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세 가지에요. ①질소 비료와 축산 폐수 같은 영양염류 ②유속 ③수온. 기후변화 때문에 비가 많이 안 오고 기온이 높으면 녹조가 더 생겨요. 그래서 지금 기후변화 학자들의 연구 주제 중 하나가 녹조인 거고요.

그러니까 환경부의 말처럼 정수장에서 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건 이제 중요하지 않아요. 정수장으로 들어오는 강물을 깨끗하게 해야 하는 거죠. 그러려면 물을 흐르지 못하게 하는 4대강 보를 없애야 합니다. 금강은 수문을 열어서 녹조가 많이 없어졌거든요. 물론 4대강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녹조가 끼는 곳이면 어디든 위험할 수 있으니 전국적인 실태조사를 해야 합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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